지난 30년 동안 홍콩의 정점 관측지였던 몽콕의 휴대전화 빌딩 '선달광장(先達廣場 신땃광창)'에서는 발매된 지 얼마 안 된 아이폰X가 수북이 쌓여있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맥2뉴스(MAG2MEWS)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최신 기종을 구하러 선달광장을 찾았지만, 지나치게 비싼 프리미어 가격에 좌절하고 진짜인지 의심스럽지만 저렴한 동종 제품을 노상에서 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이 홍콩에 걸맞은 광경이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에는 부정 유출과 제각기 다른 제품의 부품들로 조립된 제품 같은 것도 있어, AS도 반품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뻔하지만 길거리 매장은 늘 성행했다. 그래서 길거리 구매자는 그 자리에서 지참한 SIM을 넣어 작동을 스스로 확인해야만 했다.
하지만, 발매 전 그토록 관심을 끌던 아이폰X는 발매된 직후 반짝하던 인기마저 이내 사라지고, 선달광장 빌딩 내 매장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찾지 않는 유령 스마트폰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팔리는 제품도 대부분 선전을 통해 중국 내륙으로 유통시키기 위한 가개통 폰으로 관측되고 있다.
매장 점원에 따르면, 발매 전 아이폰X 256G 모델의 예약 가격은 지금의 두 배 정도인 1만9000홍콩달러(약 273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구매자가 적어 일주일 만에 반값인 1만홍콩달러(약 144만원)로 떨어졌는데도 찾는 사람은 드물다고 전한다. 당연히 대로변 노상 스마트폰 판매상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점원은 "이런 광경을 처음 보았다. 애플 이외의 스마트폰, 예를 들면 삼성과 샤오미 등의 판매는 늘고 있는 반면, 아이폰X는 더 안 팔린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거리를 살펴보면, 실물 경제의 경기와는 전혀 딴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휴대전화 유행 발신지인 홍콩에서 최신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X가 팔리지 않는 현상을 통해 홍콩의 실물 경제가 생각보다 매우 나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