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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D-1' 조용한 코엑스 면세점… 흥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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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D-1' 조용한 코엑스 면세점… 흥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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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오는 12월 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입찰에 면세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사드보복이 해빙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면세점들이 고전하는 상황이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코엑스면세점 입찰은 새롭게 바뀐 면세점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지난달 면세점 특허권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1차 개선안을 내놨다. 이번 입찰부터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인 관세청장을 제외하고 전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강남면세점 지켜라'… 코엑스점 사수 나선 롯데면세점

1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특허 만료 기간은 올해 12월 31일이다. 특허 신청을 원하는 사업자는 오는 20일까지 접수를 마쳐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는 롯데의 단독 입찰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롯데면세점'은 코엑스점 사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코엑스 지하 1~2층, 지상 2~3층에 5827㎡ 규모다. 지난 2010년 애경그룹이 운영하던 AK면세점을 인수해 운영해온 매장이다.

여러 가지 부담 요소도 있다. 자체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도 크다. 거기에 사드 여파로 매출도 떨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삼성동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162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3872억원)의 절반도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인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내년 개장한다면 경쟁도 불가피하다.

반면 코엑스 단지 안에 면세점을 열면 기존 중국인 중심의 관광산업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의 경우 인근 잠실에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을 가지고 있어 코엑스점을 재유치할 경우 단체 관광객 강남 여행상품을 기획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따리상은 강북 면세점들로 모이고 있다. 사드 갈등이 풀리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가 돌아오면 잠실 전망대, 놀이공원 등 코엑스간의 관광 상품을 만들면 롯데에 강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라진 강남 면세대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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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는 한 해 600만명의 외국인이 찾는 곳이지만 면세점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곳으로 꼽혔다. 롯데면세점이 과거 서울 강남 코엑스를 면세점 후보지로 일찌감치 낙점한 것도 이곳에 면세점을 열면 곧바로 관광객 흡수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면세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2014년 말 6곳이었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현재 10곳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13곳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선정된 4개의 신규사업자 중 롯데월드타워점을 제외하고 아직 3곳(△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이 개장을 미루고 있다.

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특정 국가 관광객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국내 관광산업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매출감소 요인이 많아지면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내면세점이 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까지 업계에서는 이번 강남 면세점 특허 입찰에 대한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과의 맞대결도 도전 업체로서는 부담이다. 신세계와 신라면세점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강남 면세점 사업 거점이 없는 HDC신라면세점도 주목받고 있다. HDC신라는 작년 말 시내면세점 사업권 경쟁 때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내세워 강남 입성을 노렸다. 사업권 획득에 실패하자 아이파크타워 주인인 현대산업개발은 HDC신라와 아이파크타워 임차 계약을 끝내고 현재 다른 입주자를 찾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입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