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7의 주인공은 인플루언서였다. BJ, 스트리머 등 콘텐츠를 생산‧편집해 온라인 방송을 하는 이들은 핸드폰에 자신의 얼굴을 비쳐가며 행사장 곳곳을 누볐다. 게임 회사, 언론이 콘텐츠 창작을 맡고 관람객들은 수동적으로 시연을 즐기는 기존의 지스타와는 다른 모습이다.
인플루언서는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팔로어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기사 작성, 편집, 송고, 데스킹, 송고라는 기존 언론의 소통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라이브로 주변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쌍방향성을 강조해 마치 행사장에 친구와 함께 온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인플루언서 방송의 특징이다.
인플루언서들은 부산 기차역, 벡스코 지하철역, 벡스코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동선 일거수일투족을 즉각적으로 온라인으로 송출했다. 주목도 높은 대형기업들을 위주로 편집해 방송하는 기성 언론과의 차별점이다. 지스타 참여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부산 탐방으로 방송을 이어나가며 마치 시청자가 부산에 직접 온 것만 같은 경험을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지스타에선 업체측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300부스로 이번 지스타 최대 규모로 참여한 넥슨과 액토즈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넥슨관 부스 양 측면에는 총 3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된 ‘인플루언서 부스’가 마련됐다. 인플루언서 부스에서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과 현장에서 크리에이터가 방송을 제작 및 편집해 본인의 채널에 공유하는 두 가지 형태의 방송이 진행됐다. 이번 지스타에서 넥슨은 30명 가량의 대형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 게임 리뷰, 현장 스케치, 방송 진행 등을 담당했다. 개막일인 16일 기준으로 2만2627명의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공식 방송 외에 인플루언서들의 개인방송까지 포함하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진다.
최근 e스포츠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액토즈소프트도 이번 지스타 e스포츠 실시간 중계를 인플루언서들에게 맡겼다. 따효니, 악어 등 13명의 인플루언서들은 경기장에서는 선수로, 중계 부스에서는 해설자로 맹활약했다. 행사 종료후에는 팬미팅‧사인행사 등과 연계돼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블루홀은 신작 PC MMORPG ‘에어’ 홍보를 위해 러너, 꽃빈, 머독, 재넌, 아크로, 우레 등 8명의 인플루언서를 섭외했다.
LG전자도 자사 게이밍기어를 협력하기 위해 인플루언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방송인 허준, 스트리머 ‘고추참치’과 손을 맞춰 자사 게이밍기어를 이용해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열고 현장 모습을 케이블채널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