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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58) 경주 경상도추어탕] 담백하고 시원하고 고소한 맛의 결정체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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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니의 전국 팔도 맛집 탐방(58) 경주 경상도추어탕] 담백하고 시원하고 고소한 맛의 결정체 추어탕

가을에 먹는 추어탕 한그릇은 보약과 같다. 올해 가을이 오기전 부터 전국으로 소문난 추어탕의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다양한 추어탕의 맛을 보았다.

추어탕은 지역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 맛이 다르고 부르는 용어가 다르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곳을 꼽으라면 서울추탕(추어탕)을 대표하는 용금옥과 남원추어탕을 대표하는 새집추어탕, 경상도 추어탕을 대표하는 상주 추어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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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추어탕을 먹을 때면 필자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추탕과 추어탕의 차이다. 추탕(鰍湯)과 추어탕(鰍漁湯)은 추어를 통째(통추)로 이용하는지 갈아서(갈추) 하는 것의 차이다. 추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만든 탕으로 본래 서울에서 주로 먹었고 이에 비해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각종 양념과 야채를 함께 끓이는 것을 말한다. 경상도 추어탕과 남원 추어탕이 여기에 속한다.

또 한가지 물어본다. 미꾸리와 미꾸라지다. 미꾸리는 몸통이 동그란 게 특징이고, 미꾸라지는 몸통이 납작한 편이다. 지역에 따라 미꾸리를 '둥글이', 미꾸라지를 '넙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꾸라지는 수염이 미꾸리보다 두 배 정도 길다. 미꾸리는 미꾸라지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드럽고 맛이 있기 때문에 탕이 아닌 튀김을 만들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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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새집추어탕과 경주 경상도추어탕의 미꾸리 튀김은 일품이다. 그 중에서도 경주 경상도추어탕의 미꾸리 튀김은 아주 인상깊다. 올해 소문난 추어탕 맛집 칼럼을 쓰면서 이곳 또한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만큼 맛의 여운을 느끼게 해 주었다.

경주 경상도추어탕은 문을 연 지 20여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외할머니를 시작으로 벌써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자연산 미꾸라지와 미꾸리만 이용해서 만든다는 이곳 추어탕은 하루 150그릇만 판다.

더 많이 팔 수 없는 이유는 자연산 미꾸라지와 미꾸리를 이용하기에 수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 추어탕의 첫 느낌은 상주식당의 추어탕과 비슷하다. 맑은듯 시원하게 보이는 국물은 입안으로 들어가면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첫맛은 시원하면서 뒤따라 오는 담백한 맛은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원함 속에 숨은 진한 국물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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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경상도추어탕의 미꾸리 튀김이미지 확대보기
경주 경상도추어탕의 미꾸리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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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그 진한 국물 맛이 궁금해졌다. 물어보니 자연산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같이 이용한다고 한다. 미꾸리 7에 미꾸라지 3의 비율이다. 미꾸리와 미꾸라지의 함께 갈아서 사용하는 조리방법은 다른 곳에서 느낄수 없는 추어탕의 맛의 차이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먹는 내내 입안에서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꿈틀거리는 것 같다. 한그릇 먹고 나니 땀이 촉촉히 이마에 맺힌다. 보약을 먹은 것 같다.

또 한가지 이곳이 매력적인 게 있다. 바로 미꾸리튀김이다. 통통한 미꾸리를 포를 뜨서 튀겨준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튀겨진 미꾸리 튀김은 뼈와 살을 각각 즐길 수 있다. 뼈와 살은 입안에서 바삭바삭 소리가 날 정도로 잘 튀겨졌다. 특히 먹을수록 입안에서 퍼지는 고소함은 맛의 절정을 보여준다.

손이 멈추지 않고 간다. 먹을수록 품격있는 튀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성이 담긴 추어탕 한그릇과 수고스러움이 담긴 미꾸리 튀김은 먹고 나서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곳에 비해 명성은 작지만 그 맛 만큼은 절대 부족하지 않다.


권후진 맛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