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롱패딩 열풍은 초기엔 많은 우려도 남겼다. 다른 외투에 비해 고가이다보니 지난해 롱패딩을 마련했던 소비자들은 올해 또 롱패딩을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롱패딩 열풍이 올해까지 이어질지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롱패딩 열풍이 여전하더라도 물량을 대폭 늘린 업체들의 목표량을 채울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패션 트렌드가 너무 빨리 변하다보니 롱패딩 열풍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재고 더미에 올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롱패딩은 그 전에는 일부 집단의 소속감을 표현하는 의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됐다. 이른바 ‘돕바(반코트로 순화)’라고 불리며 야외 활동이 많은 대학교 학과나 운동팀 등 단체에서 활동복으로 함께 맞춰 입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일부 집단에서 단체복 용도로 사용돼온 롱패딩이 국민 전체의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패션업계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급격하게 성장한 트렌드인 만큼 ‘신(新) 등골브레이커’, ‘롱패딩충’ 등 우려 섞인 분위기 역시 없지않다.
대학생 김가은 씨(가명)는 “예체능계이다 보니 학과에서 맞춰 겨울마다 롱패딩을 걸치고 다녔지만 올해처럼 롱패딩 열풍이 분 것은 처음이다”며 “그 전에는 (롱패딩을) 내놓는 브랜드도 많지 않았는데 이젠 롱패딩이 없는 브랜드를 찾기 힘들 만큼 확실히 인기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같은 대학생한테 롱패딩은 저렴하게 공동구매로 따뜻하게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너무 고가가 되면서 롱패딩이 빈부격차 같은 다른 문제를 양산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롱패딩 열풍이 안고 있는 우려는 그만큼 롱패딩 열풍이 패션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침체돼 있던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도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다만 무분별한 경쟁과 마케팅은 위험해 보인다. 롱패딩 효과가 영원할 수 있을까. 일단 속도전에 들어가면 내리막길에서 멈추기 어려운 법이다. 국내 패션업계는 이미 아웃도어에서 씁쓸한 내리막길을 걸어보지 않았는가.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