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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극복 20년' 韓 경제상황, 냄비 속 개구리…"양극화·고용 동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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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극복 20년' 韓 경제상황, 냄비 속 개구리…"양극화·고용 동시 해결해야"

한경연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 현정택 대외경제硏 원장 초청 대담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과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과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경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한국의 현 경제 상황은 '냄비 속 개구리'와 같다. 앞으로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느냐, 냄비 밖 개구리가 되느냐는 대립과 갈등을 극복한 새로운 대안에 따라 결정된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국경제연구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에서 이같이 밝히고 “ICT 융합이니 4차산업 혁명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담은 이 전 장관과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참석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과 경제 혁신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의 초대 재경부 장관으로 취임해 외환위기 직후 정책 책임자로 당시 국가 경제를 재건하는 기초 계획을 세웠다. 현 원장은 2002년 김대중 정부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쳐 노무현 정부 때 외교통상부 경제통상 대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2015년 대통령 비서실 정책조정수석 등을 역임했다.

이날 대담은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당시 정책 책임자들로부터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나누고 경제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대담에 앞서 권 원장은 "경제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고 개최 의의를 밝혔다.

◇ 이규성 전 장관 “현 경제 상황에 맞는 새로운 대안책 중요”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냄비 속 개구리'라고 빗대 한국제 상황을 평가했다. 사진=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냄비 속 개구리'라고 빗대 한국제 상황을 평가했다. 사진=한경연
현 경제 상황을 '냄비 속 개구리'라고 빗대어 표현한 이 전 장관은 이날 현 경제 상황을 두 가지 측면에서 관측,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성장 잠재력 면에서 본다면 인구는 고령화하고 자본 생산성은 그저 그렇고, 여성 생산성 또한 필요성만 대두되고 있다"며 "지금은 ICT 융합이니 4차산업 혁명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거시경제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달라지는데 지금은 실업률이 굉장히 높다. 특히 청년실업이 높은 것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될지, 냄비 밖의 개구리가 될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개방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개방성의 확대와 다양성의 확대가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 문제가 된다"며 “앞으로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진실에 입각해 내놓는다면 결코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현정택 원장 “노동 유연성과 국내 투자 중요”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과 2017년 현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경연 이미지 확대보기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이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과 2017년 현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경연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노동 유연성과 국내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 원장은 "기업들의 역할이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30대 재벌 중 16개가 없어졌는데, 남아 있는 기업은 더 어려운 구조조정을 하고 해고를 했다"며 "그때는 앞만 보고 달려와서 고충이 더 컸는데, 역으로 얘기하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 원장은 현재 경제 상황이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규모 등 대외 건전성 부분은 개선됐지만 저성장의 장기화,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등 대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혁신성장,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일자리 중심 경제 등을 제시했다.

한편 현 원장은 이날 지난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현 원장은 "20년 전 외환위기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대외채무 급증 등 대외 건전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아시아 외환위기 등 충격이 가세해 발생했다"며 "이후 통화 및 재정 긴축정책을 추진해 외환보유액이 확충됐지만 이 과정에서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에 따른 사회 불안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재무건전성과 금융안전망이 정비되는 등 성과가 있었으나 노동부문 개혁은 유연성 제고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