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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화해 교섭 중… ‘SK하이닉스 경영권 참여’ 여전히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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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WD, 화해 교섭 중… ‘SK하이닉스 경영권 참여’ 여전히 걸림돌

6000억엔 증자 도시바 교섭 우위… WD, SK하이닉스 물고 늘어져

6000억엔 증자로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끝나지 않아도 상장폐지를 면하게 된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과 화해 교섭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섰다. WD는 SK하이닉스의 경영권 참여를 결단코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SK하이닉스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6000억엔 증자로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끝나지 않아도 상장폐지를 면하게 된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과 화해 교섭을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섰다. WD는 SK하이닉스의 경영권 참여를 결단코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SK하이닉스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던 도시바(東芝)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화해 교섭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매각 금지를 요구한 국제중재재판소(ICA) 결정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WD가 이를 협상 수단으로 삼아 도시바의 양보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미·일 연합’에 참여한 SK하이닉스를 다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언론은 도시바가 지난 19일 약 6000억엔(약 5조8416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하면서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지 못해도 채무초과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상장폐지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WD와의 교섭을 진행하기 쉬워진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내년 3월 말 7500억엔 마이너스가 전망되는 자기자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양사는 이달 내 화해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 합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도시바와 WD는 지난달부터 화해를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지난주에는 나루케 야스오(成毛康雄) 도시바 부사장(도시바메모리 사장)이 미국을 방문해 WD와 분쟁 해결을 위한 협의를 벌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조금씩 상황이 바뀌고 있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6000억엔 증자를 결단한 것 역시 WD와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도시바의 증자 결정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지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회사 내에서 증자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분분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WD에 도시바메모리 욧카이치(四日) 공장에서 건설 중인 제6제조동 공동 투자를 내걸고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소송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소송 철회가 시급한 도시바와 안정적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확보가 필요한 WD의 이해타산이 맞지만 협상이 원활이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제3자 매각은 ‘협업 계약 위반’이라며 지난 5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서를 제출하고, 도시바의 욧카이치 공장 증설 투자를 중지해달라며 추가 소송을 제기한 WD가 “도시바메모리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WD가 일련의 법적조치를 협상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경영에 관여하는 것을 반드시 중지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WD 역시 이달 말로 다가온 제6제조동 투자 결정일까지 참여를 확정하지 못할 경우 3D(3차원) 낸드플래시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경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양측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