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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KDB생명보험 올 9월 말 RBC 비율 116.18% 자본확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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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KDB생명보험 올 9월 말 RBC 비율 116.18% 자본확충 ‘비상’

9월 말 누계 당기순익 -531억원으로 전년비 적자전환… “올해 자본확충 안되면 살아남지 못한다”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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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KDB생명보험의 RBC(지급여력) 비율이 마지노선인 100%를 향해 주저앉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9월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은 116.18%로 자칫하면 100% 미만으로 추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KDB생명이 추가 자구안 제출과 자본확충 방안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KDB생명은 증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정상화가 어렵다며 산업은행의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2015년까지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RBC 150% 이상 수준을 유지해 왔다.

KDB생명의 RBC는 2010년 195.13%, 2011년 184.25%, 2012년 182.05%, 2013년 171.54%, 2014년 208.43%, 2015년 178.49%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125.68%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9월에는 116.18%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14년까지는 RBC 비율 150% 미만의 보험사에 대해서는 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2015년부너 규정이 바꿔져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져야 경영개선권고 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됐다.

KDB생명보험이 RBC 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졌어도 금감원으로부터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은게 되레 사태를 악화시킨 꼴이 됐다.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보험 계약자들에게 줄 돈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태가 악화되면 보험 계약자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

KDB생명이 지금까지는 금감원으로부터 재무건전성에 대해 지적을 받지 않았으나 이제는 상황이 다급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2009년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로 KDB생명(금호생명)을 인수했고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인수 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금까지 투입한 돈이 850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원본 마저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KDB생명의 RBC 비율을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에 맞추기 위해선 2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가 필요한 형편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KDB생명을 세 차례 이상 매각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올해 두 펀드의 만기를 내년 2월로 연장한 상태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자산 축소를 비롯해 구조조정 등 현실적인 자구안을 가져와야 간신히 증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KDB생명은 자본 확충이 우선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한치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실적도 급락하고 있다. 올 9월 말 별도기준 누계 보험영업이익은 2조47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줄었다. 영업이익은 9월 말 누계 -519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27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531억원으로 전년동기의 756억원에서 적자로 악화됐다.

일각에서는 KDB생명의 영업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안으로 자본확충이 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제대로 살아남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DB생명의 위기는 보험분야 전문성이 결여된 산업은행 출신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예고됐다는 지적도 있다. KDB생명의 안양수 대표이사와 권영민 총괄부사장도 산업은행 출신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