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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장기자랑, 남의 일 아냐"…직장인 62.2% ‘사내 장기자랑'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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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병원 장기자랑, 남의 일 아냐"…직장인 62.2% ‘사내 장기자랑' 참여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62.2%는 사내 장기자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인크루트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62.2%는 사내 장기자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인크루트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최근 한림대 성심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장기자랑을 강요해 사회적 논란이 커진 가운데 직장인 62.2%가 사내 장기자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장기자랑 참가 여부는 반강제적으로 결정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진행한 ‘사내 장기자랑에 관한 설문’ 결과, 재직자의 62.2%가 사내 장기자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과반수가 넘는 61.7%의 응답자는 사내 장기자랑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사내 장기자랑 경험이 있는 62.2% 가운데 신입사원은 25.1%, 신입사원이 아닌 기존 재직자가 37.2%로 직급과 무관하게 장기자랑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자랑을 선보여야 했던 행사는 1위가 송년회(29.5%) 가장 많았고, 이어 크고 작은 회식(25.1%), 워크샵(24.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3개 행사가 전체 장기자랑 비중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다.

이외에는 신년회(6.5%), 창립기념일(5.7%), 연수 중(4.9%), 기타 ‘체육대회’, ‘진급행사’에서도 장기자랑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대에서 선보인 것은 노래(42.8%)와 춤(33.0%)이 총 75.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남성의 여장, 여성의 남장·악기 연주(각 4.1%), ▲치어리딩(3.2%), ▲연극·개그공연(각 2.7%), ▲난타 등 퍼포먼스(2.1%), ▲마술ㆍ성대모사(각 1.8%)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장기자랑 참가여부는 74.5%가 반강제적으로 결정됐다. 전혀 할 의향이 없었으나 강압적인 방식으로 참여를 결정했다는 답변이 43.1%로 1위에 올랐고, 이어서 ‘해야 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던 중 (타인에 의해) 참여 결정’이 31.4%로 뒤를 이었다. ‘자발적으로 참여를 결정’한 경우는 11.8%에 불과했다.
다만, 참가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본인 의사는 적었음에도 장기자랑에 대한 기억은 의외로 긍정과 부정이 공존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있다’가 50.5%,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있다’가 49.5% 선택됐다.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이유 1위는 ‘회사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줄 수 있었다는 데에 만족했기 때문’(29.4%)이라고 답했다. ‘동료들과의 유대감 형성’과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덜 민망하게 회사 사람들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이 27.2% 동률로 2위에 올랐다.

반대로, 부정적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무대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기 때문’(42.2%)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서 ‘나의 장기가 아닌 별도의 장기를 준비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26.5%), 또는 ‘선정적이거나 가학적인 무대 등 준비하기 난처한 주문을 강요했기 때문’(10.8)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일할 시간도 부족한데 따로 시간을 내어 준비했다’, ‘1달간 점심시간 포기’, ‘남들 앞에서 웃음거리, 구경거리가 된 기분’등 장기자랑 준비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컸음도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경우는 12.1%에 불과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원치 않은 참여로 기획된 행사라면 준비 하는 이도, 보는 이도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이슈들을 계기로 사내 장기자랑에 기업차원에서의 문화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