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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초대형IB, 발행어음빼더라도 파괴력 충분…덩치밀리는 중소형사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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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초대형IB, 발행어음빼더라도 파괴력 충분…덩치밀리는 중소형사 발등의 불

미국-한국 증권사 자기자본 비교
미국-한국 증권사 자기자본 비교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은행권의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초대형IB시대가 열렸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 한국투자, KB투자, 삼성증권 등을 초대형IB로 인가했다. 아쉬움도 있다. 초대형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은 우선적으로 한국투자증권만 단독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100% 완벽하지 않게 초대형IB가 출범하더라도 NCR-II 적용, 신용공여한도 확대 등 굵직한 인센티브가 뒤따라 초대형IB 중심으로 증권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 제외해도 NCR-II 적용, 신용공여한도 확대 등 규제완화 인센티브 많아


초대형IB가 돛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정례회의에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5개 증권사(미래대우, 삼성, 한투, KB, NH)에 대한 초대형IB(종합금융투자 사업자) 지정 안건을 승인했다.

일괄통과한 초대형IB와 달리 발행어음 인가의 경우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단기 금융업) 업무를 최종 승인했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된 삼성증권을 제외하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발행어음 심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발행어음이 브레이크를 걸렸으나 초대형IB가 증권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만만치 않다.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대형IB을 기점으로 각종 규제완화 등 인센티브가 뒤따르며 투자 여력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발행어음을 빼더라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IB의 인센티브도 적지 않다. NCR-II(별도의 순자본비율체계) 적용, 신용공여한도 확대(기업 신용공여 자기자본 100% 이내+그외 신용공여 자기자본 100% 이내)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다자간 비상장주식 매매·중개 등 내부 주문집행 허용뿐아니라 기업 환전 등 일반 외국환 업무의 길이 열렸다.

대대적인 규제 완화라는 선물보따리를 받음에 따라 발행어음이 초대형IB의 충분조건이지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배 정도로 허용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약 50조원 수준”이라며 “발행어음이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발행어음 자체가 초대형IB의 역할을 전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 밀리는 중소형사 긴장, 특화모델로 틈새시장 공략 관건


그늘도 있다. 초대형IB 출범으로 덩치에서 밀리는 중소형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상황은 초대형IB와 정반대다. 자본규모의 영향이 큰 신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적용으로 투자 여력이 축소된 데다 신규 업무도 없다.

특히 덩치가 크지도 적지도 않은 자본규모 1조~3조원에 속한 대신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중형 증권사에 폭풍우가 밀려 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먼저 대신증권은 이익 창출력 회복이 관건이다. 수익구조 다변화 가능성, ELS 운용 손익의 안정화 등에 주시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채권 운용 비중이 높다. 자기매매 및 운용은 안정적이나 최근 금리 상승기가 임박함에 따라 대응전략이 관심사다.

키움증권은 투자중개 부문의 시장 지위 및 수익성 유지 여부가 중요한데 경쟁 심화, 신용공여 이자율 인하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주식운용 비중이 동종그룹(Peer) 대비 큰 편으로 주식 운용 성과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시장지위 변동, 자기매매 및 운용 부문 성과 등이 변수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으로 자본규모가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동종그룹에 불리한 사업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인적·물적 자원의 차이로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IB 인가를 계기로 증권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존 수수료 중심의 사업 강화로는 수익(Revenue) 창출에 한계가 있다”며 “그 대안이 M&A를 통한 규모 확대, 새로운 라이선스 취득 등인데 이 둘은 자본력을 키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결국 자본규모에 따라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IB 중심으로 증권업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을 공략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중소형사의 경우 특화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온라인 비즈니스에 집중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키움증권이 대표적 성공사례”라며 “중소형증권사는 인프라스트럭처, 대체투자, 중소기업금융투자 등 경쟁력 있는 분야를 잡아 특화해야 생존에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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