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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파장㊥] 국민연금 참여 시간문제… 30여개 위탁운영사도 함께 하며 정책 실효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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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파장㊥] 국민연금 참여 시간문제… 30여개 위탁운영사도 함께 하며 정책 실효성 강화

국민연금, 보유지분 노출하고 적극적 주주권 행사 나설듯… 600조원 운영하며 300명 운영인력은 한계라는 지적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신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신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연금공단이 문재인 정부 들어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수행 기관으로 고려대 산학협력단을 선정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는 대선공약을 실천한다는 취지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오는 12월 20일까지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강화 방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시 이를 효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기준과 프로세스, 조직 편성 등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이를 위해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15일 서울 상장회사회관에서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및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고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세부 지침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보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조직개편안도 거론됐다. 기금운용본부 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수탁자책임위원회로 변경하고 책임투자팀을 수탁자책임팀으로 확대·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업무량이 많아진 위탁운용사와 의결권 자문기관 등에 대한 보수를 상향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주식형의 경우 기관 위탁 운용보수는 국내 10~20bp인 반면 미국은 53bp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운용보수가 30bp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직접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필요한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면서 “주주권을 위탁운용사에 맡기는 방안보다는 국민연금이 보유지분을 노출하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은 GPIF(일본공적연금)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한 후 책임투자가 사회전반적으로 활성화됐다”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합병 찬성 지시’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합병 찬성 지시’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특혜논란으로 신뢰가 훼손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에서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재판중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 사건 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 내용도 새롭게 드러났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재산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등 외풍에 흔들림이 없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서둘러 채택하여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적립금 규모가 600조원을 상회하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상황은 사뭇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숫자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7개”라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한 기관투자자가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경우 위탁운용사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수행이 끝난 이후인 2018년 초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능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진영 연세대학교 교수는 “국민연금 자산운용규모가 600조원이지만 운용인력이 300명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인력으로 사회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연기금(CPPI)은 200조~300조원을 운용하는데 운용인력이 1000여명이 넘는 등 국민연금의 운용인력은 해외 연기금 기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