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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1인당 매출 '급증' 고용은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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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1인당 매출 '급증' 고용은 ‘꽁꽁’

철강사 1인당 매출 21.2%↑…新시장 확대 한계 '고용 현실적 어려움'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철강업계가 올해 대박 수준의 실적 향상을 이룬데 비해 고용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연간 정규직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포스코 직원수는 1년 동안 0.7% 증가하는 데 그쳤고 현대제철은 0.4% 되레 감소했다.
세아제강은 무려 15% 이상 감소했다. 올해 7월1일부로 판재사업을 떼내면서 세아씨엠이 단독 법인으로 출범한 영향이다. 이 외에 대한제강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의 핵심 기업들의 직원수가 모두 줄었다. 반면 1인당 매출 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실제 신시장 개척이나 투자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고용 창출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톱20’ 직원수 증가 3명이 고작…주요기업 일제히 감소

올해 9월 말 기준 ‘철강 톱20’의 직원수는 3만9792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 말과 비교하면 0.01%(3명)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정체됐다. 기업별로 매년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년퇴직 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더 많거나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원 감축이 수시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별로 상위 철강사들 중심으로 9곳은 직원이 감소한 반면 9곳은 늘어났다. 2개 기업은 변동이 없었다.

세아제강 직원수는 734명으로 가장 큰 폭인 15.1%(131명)이나 감소했다. 대한제강은 536명으로 5.1%(29명) 줄었다. 한국선재(179명)와 고려제강(960명)은 3.8%, 2.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 영흥철강 2.3%, 세아베스틸(1.1%), 동부제철(0.7%), 현대제철‧한국철강(0.4%) 등의 직원수가 일 년 사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수를 늘린 곳은 포스코를 비롯해 동국제강 현대비앤지스틸 휴스틸 태웅 등이었다. 포스코는 가장 많은 115명을 늘렸지만 증가율은 0.7%에 불과했다.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은 2.2%(8명)에 그쳤다. 동국제강은 0.6%(15명) 소폭 증가했다. 그나마 중소업체인 태웅(11.8%)과 휴스틸(10.5%)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국산업과 세아특수강은 각각 304명, 407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자료 : 각사 공시/글로벌이코노믹 정리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각사 공시/글로벌이코노믹 정리


◇직원 1인당 매출 21.2% 급증…동부제철 1인당 매출 규모 '톱'

고용이 정체된 상태에서 매출이 급증하다보니 직원 1인당 올리는 매출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톱20’ 기업의 올 1인당 매출은 1~3분기 기준 11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직원수가 감소한 세아제강과 대한제강은 평균치를 훨씬 넘는 17억4000만 원, 15억5000만 원으로 59.9%, 45.1%씩 급감했다. 휴스틸은 가장 큰 폭인 81.5% 증가했고 하이스틸 52.2%, 동국제강, 현대제철, 세아베스틸은 25.7%, 21.7%, 2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포스코 역시 19.2% 늘어난 것을 비롯, 태웅을 제외한 기업들이 대부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1인당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은 동부제철로, 무려 19억1000만 원에 달했다. 포스코강판은 17억9000만 원, 세아제강 17억4000만 원, 동국제강 16억2000만 원, 세아특수강 15억3000만 원 등의 순이다. 포스코는 평균치에 가까운 12억6000만 원이었고 현대제철은 11억1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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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는 단가상승 영향…新시장 수요기반 부재 지적


각 기업이 고용을 늘리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많다. 올해 매출이 급격히 증가한 데는 새로운 시장이 늘어난 것보다 가격 급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실제 올 1~3분기 국내 조강생산량은 5299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94만 톤)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전기로 메이커의 철근 판매가 주도하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비해 철강 가격은 열연 기준 올 1~3분기 평균 73만 원으로 전년 동기(56만 원) 대비 30.4%나 급등했다. 시장 수요 확대보다 가격 영향이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매출 증가는 가격 상승 영향이 가장 크다”고 평가하면서 “고용이 늘어나려면 신규 투자 등이 병행돼야 하지만 포스코나 일부 대형사 외에는 대부분 구조조정 필요성이 여전한 상태여서 직원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강 시장 확대를 위해 신수요 개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면서 “향후 전망이 밝은 특수강 등 고급재 시장은 그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