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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프랜차이즈산업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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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유통칼럼] 프랜차이즈산업의 변화를 기대한다

임실근 객원 논설위원
임실근 객원 논설위원
통계청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산업 규모가 가맹점 20만개, 종사자 70만명, 매출 50조원 수준을 돌파하면서 덩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추세는 전체 가맹점의 약 20%를 차지하는 편의점(약 3만개, 종사자 12만명)에 이어 치킨업종(약 3만개, 종사자 7만명), 커피전문점(약 1만5000개, 6만명) 등의 증가속도가 큰 몫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유통산업에서 프랜차이즈산업의 위상을 여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산업의 위상 강화는 세계적 불황여파에도 관련 창업이 타 업종보다 쉽고 위험부담도 비교적 낮출 수 있다는 창업자들의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산업은 세계적으로 맥도널드•KFC•버거킹•서브웨이 등 햄버거와 피자, 치킨 등 패스트푸드•커피•도넛•렌터카•호텔•리조트•학습지•재즈댄스•반려동물용품 체인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특히 이들 본부의 매뉴얼•정보시스템(상품•물류)•체크리스트 등 다양한 소매지원체계(RSS)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브랜드 수준과 규모가 치킨•삼겹살•커피 등 몇몇 분야로 몰리고 있다. 본부들이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으로 ‘me to brand’에 의한 과열경쟁의 부작용과 가맹금•교육비•보증금 등과 가맹금 이외 이익률•로열티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다.
프랜차이즈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본부지원능력에 비해 당연히 본부가 챙겼던 가맹비•교육비•시설비가 화살로 되돌아오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시행의 불씨가 되었다. 업계는 ‘본부의 허위•과장 정보제공, 부당한 거래거절(갱신거절•계약해지)로 가맹점이 손해를 보면 본부가 3배 범위로 책임을 진다’는 부분에 입장이 갈리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산업은 계약서에 의해 운영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허술하다. 외국에 비해서 본부지원체계가 부족하다보니, 가맹점에 많은 것을 요구하지 못한다. 이러한 원인에는 관계 당국 및 전문가들의 이해부족과 느슨한 규제도 한몫을 했다.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의 시장규모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그 동안 화려하게 데뷔하며 승승장구했던 맥도날드•버거킹•KFC•피자헛 등 4대 미국계 프랜차이즈 매장이 고전하고 있다. 또한 은퇴자들의 무덤군이 되면서 퇴직금에 빚까지 더한 창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대다수 한탄한다. 지난해보다 자영업자 수가 다소 줄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높다. 혹자들은 산업구조 특성상 그 비율은 점점 축소될 것으로 분석하지만, 정부입장에서도 마땅한 대책마련이 어렵다. 그러나 대안마련이 없다고 해서 감이 나무에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프랜차이즈업계는 ‘갑질문제’로 인해, 가맹사업법 개정안 발의 등 정부•정치권을 중심으로 ‘업계 정화운동’으로까지 비화되면서, 대박과 쪽박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올해 초 새로운 회장진이 구축되면서 “프랜차이즈산업이 국가 성장산업중심 역할과 함께, 기업가정신으로 새로운 희망을 여는 조타수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신임 회장이 밝혔다. 그러나 갑질•불공정관행으로 인해, 지난 7월 본부가 가맹점에게 알려야 할 필수품목 관련정보 공개범위를 확대하는 등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황에서 소비자신뢰와 국민사랑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는 이러한 극한상황에서 신임회장이 아무리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이 담긴 가맹사업법개정(안)의 국회통과를 반대해도 당장은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프랜차이즈업계의 분단기준 등 자정(안)에 훈수를 두어도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협회의 전문가시스템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증거다. 따라서 협회는 지금이라도 업종별 네트워크 구축과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현재 고비용 저효율 운영구조를 혁신하고 새로운 비전과 청사진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전문가를 영입하여 사무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역할•기능을 혁신시켜야 한다.

협회 박기영 회장은 ‘본부 갑질’에 대한 검찰고발과 인지수사로 소송남발 등 경영위축이 걱정되는 상황에서도 협회가 ‘불공정거래 예방센터’를 설치해 본부•가맹점간의 화해와 거래조정 역할을 직접 수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협회의 조정을 거부하는 본부명단을 협회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공정위에 통보하고 ‘가맹점과의 소통강화’, ‘유통 폭리 근절’, ‘가맹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발전’ 등 4개 핵심주제와 11개 추진과제를 설정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요구에 부응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환골탈태’하여 원점에서 출발하겠다는 대목에서 그의 리더십과 향후활동이 주목된다.

임실근 객원 논설위원(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