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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발행어음, 연2.3% 깜짝 수익률 '돌풍'… 후발주자 속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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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발행어음, 연2.3% 깜짝 수익률 '돌풍'… 후발주자 속타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7일 여의도 본사 영업부에서 증권업계 최초로 판매되는 발행어음 상품을 가입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27일 여의도 본사 영업부에서 증권업계 최초로 판매되는 발행어음 상품을 가입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발행어음이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초대형 IB뿐만 아니라 발행어음인가가 최종 승인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7일 발행어음을 내놓았다. 시장의 관심을 모은 금리는 연2.3%로 책정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행어음을 통해 시중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머니무브할지 주목된다.

■업계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 전국 지점서 일제히 발행어음 판매


발행어음이 베일을 벗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금리를 확정하고 지난 27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발행어음은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는 약정수익률 상품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에 지정됐을 뿐 아니라 발행어음(단기 금융업) 업무도 승인됐다. 발행업무를 인가를받은 것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5개 증권사(미래대우, 삼성, 한투, KB, NH)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발행어음 금리는 연2%를 웃도는 수준에서 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부채관리위원회(ALCO, Asset Liability Management Committee)를 개최하고 발행어음 금리를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발행어음은 ‘퍼스트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CMA’ 등 두 가지다.

먼저 ‘퍼스트 발행어음’은 수시형과 약정형으로 구분되는데, 금리를 보면 수시형 수익률은 연1.20%이고, 약정형 연수익률은 7~180일 1.20~1.60%, 181~270일 2.00%, 271일~364일 2.10%, 365일 2.30% 등 기간에 따라 차등 수익률이 제공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CMA’ 수익률은 연1.2%이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연 1% 후반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연 1%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시장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 27일 첫 판매를 시작한 퍼스트 발행어음은 이틀 만에 5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일찌감치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연내 1조원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추가 판매는 투자처 등 여러가지를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금리 수준…약정금리 대비 스프레드 창출 관건


연2.30%의 수익률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앞서 시장에서는 발행어음의 조달금리 코스트(Cost)는 대략 1% 중·후반대로 점쳤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발행어음에 지급할 약정금리와 운용자산 구성 등을 예상할 때 이자마진율은 1.5%를 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금리를 예상을 깨고 연2% 초반대로 책정하며 은행예금과 경쟁에서 금리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CP(기업어음) 금리 등을 감안할 때, 발행어음은 예금 등 기타 금융상품 대비 매력이 있다”며 “투자대상의 수익성이 확실하다면 조달 마진을 조금 줄이더라도 얼마든지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발행어음 대비 약정금리에서 얼마나 스프레드를 창출할 수 있느냐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일종의 조달금리격인 발행어음 연2.3%를 뛰어넘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그 차이만큼 손실이다. 발행어음이 수익은커녕 실적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투자자산을 활발히 발굴해 운용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다면 추가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실질 레버리지가 증가하고 이익의 안정성이 저해될 부담도 비례적으로 커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적 운용전략으로 초기 발행어음을 통해 벌 돈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업무 첫해 관련 순익은 증권사당 1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사당 어음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1조원, 운용마진도 1%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이 원금보장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자금조달 수준은 1조원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운용대상에 규제가 있고, 수익성이 높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무작정 자금을 끌어올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 연구원은 “초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안정성과 손실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 기업 대출을 실행하고 운용전략을 이행해야 한다”며 “운용 마진도 첫해에 1% 수준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이 예상보다 금리를 높게 잡으며 후발 사업자는 금리를 이보다 더 높게 책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현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된 삼성증권을 제외하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발행어음 심사를 계속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1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며 은행 입장에서도 수신에서 이 금리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며 “원금이 비보장되는 등 크레디트에 대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이 발행어음을 인가받더라도 한투가 제시한 발행어음 수익률보다 낮게 금리를 제시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금리 움직임이 아래 방향보다는 위로 예상하고 있어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면 후발 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금리 정상화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수익률을 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