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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의 장소이자 성스러운 장소 반구대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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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의 장소이자 성스러운 장소 반구대 암각화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06)]

울산 반구대 암각화.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반구대 암각화.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1995년 6월 23일 국보 제285호로 지정되었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 상류 반구대 일대의 인공호(人工湖) 서쪽 기슭의 암벽에 새겨졌다. 댐의 축조로 평상시에는 수면 밑에 있다가 물이 마르면 그 모습을 보인다. 그 크기는 가로 약 8m, 세로 약 2m이고, 조각은 암벽 밑에까지 부분적으로 퍼지고 있어, 밑에서부터 암각화 상단선까지의 높이는 3.7m쯤 된다.

반반하고 매끈거리는 병풍 같은 바위면에 고래·개·늑대·호랑이·사슴·멧돼지·곰·토끼·여우·거북·물고기·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을 표현하였다. 이곳에 표현된 동물들이 주로 사냥 대상 동물이고, 이 동물 가운데에는 교미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과 배가 불룩하여 새끼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동물의 모습이 보인다.
당시 사람들이, 동물들이 많이 번식하고 그로 인해 사냥거리가 많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춤추는 남자의 모습에서 성기가 과장되게 표현된 것은 인간의 생식능력이 자연의 번식력과 깊은 관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의 관념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에서는 옛날 산신제(山神祭) 때에 성기를 드러내고 춤을 추었다는 보고가 있다.

어로(漁撈)의 행위를 묘사한 고기잡이배와 그물에 걸려든 고기의 모습을 묘사한 것도 실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일종의 주술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아마도 당시에는 반구대 지역이 사냥과 어로의 풍요를 빌고 그들에 대한 위령(慰靈)을 기원하는 주술 및 제의(祭儀)를 행하던 성스러운 장소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