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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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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⑫ 하늘의 지혜와 땅의 지혜를 분별하라

강정민(변호사·소설가)
강정민(변호사·소설가)
인류의 스승들 덕분에 이 세상에 사람의 지혜와 하늘의 지혜가 공존하게 되었다는 점, 스승들과 같은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지혜는 내버리고 오직 하늘의 지혜로 채워져야 한다는 점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습니다. 그럴 듯한 말이긴 한데 도대체 사람의 지혜는 뭐고 하늘의 지혜는 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의 지혜와 사람의 지혜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의 지혜를 땅의 지혜라고 해도 무방하므로 이제부터는 이해하기 쉽게 하늘의 지혜와 땅의 지혜라고 쓰겠습니다.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똑같습니다. 여기 두 부모가 있습니다. 한 부모는 자녀들에게 ‘최고가 되라’고 가르치는 반면 다른 부모는 ‘최고 수준을 갖추라’고 가르칩니다. 또 한 부모는 ‘근면하라’고 가르치는 반면 다른 부모는 ‘성실하라’고 가르칩니다. 차이점이 느껴지십니까? 아니면 그게 그것인가요?
어느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과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싸워야 하지만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최고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최고가 된 사람을 축하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오직 타도 대상일 뿐입니다. 반면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자 하는 사람은 최고 수준에 도달한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습니다. 그는 훌륭한 모델이자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상대방은 적이지만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대방은 친구이자 동지입니다. 요컨대 최고가 되라는 것은 땅의 지혜이고 최고 수준에 도달하라는 것은 하늘의 지혜입니다.

흔히 근면과 성실을 비슷하게 취급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근면은 자기 자신을 위해 부지런한 것이고 성실은 다른 사람을 위해 부지런한 것입니다. 근면하되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 많습니다. 반면 성실한데 근면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요컨대 근면은 땅의 지혜이고 성실은 하늘의 지혜입니다.

하늘의 지혜와 땅의 지혜가 어떻게 다른지 감이 잡히십니까? 성경은 하늘의 지혜는 성결하고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다고 하면서(야고보서 3장 17절), 땅의 지혜에는 독한 시기와 다툼이 있다고 합니다(야고보서 3장 14절).

이 정도면 하늘의 지혜와 땅의 지혜를 분별하실 수 있겠지요? 어림없다고요. 그럼 어쩌죠? 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을 모두 숙지하려면 족히 몇 년은 걸릴 텐데요.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지혜가 하늘에 속한 것인지 땅에 속한 것인지 분별하는 임시방편인데요. 그것은 하늘과 땅을 동시에 떠올린 다음 그 지혜가 하늘에 속하는지 땅에 속하는지 동시에 판단해 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친구 사귀려고 애쓰지 마라. 너만 잘 되면 친구는 줄을 선다’ 라는 가르침은 땅의 지혜일까요, 하늘의 지혜일까요?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라는 가르침은 어떻습니까? 전자는 땅의 지혜이고 후자는 하늘의 지혜에 속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가르침은 어떻습니까? 땅의 가르침입니다. 너무 쉬운가요? 조금 어려운 것으로 해 보겠습니다.

‘너와 나를 구별하지 마라. 우리는 모두 하나다’ 라는 가르침은 하늘의 가르침일까요, 땅의 가르침일까요? ‘우선 너부터 살아야 남도 살릴 수 있는 법. 당장 나 먹을 것도 없는데 이걸 어떻게 나누어 먹어’ 라는 교훈은 어떻습니까? 전자는 하늘의 지혜이고 후자는 땅의 지혜입니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하늘과 땅을 동시에 떠올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늘과 땅을 동시에 떠올리지 않고 하늘이나 땅 하나만 염두에 두고 이것이 하늘의 지혜에 해당하는지 땅의 지혜에 해당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결론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교훈, 가르침, 지혜 등은 하늘의 지혜 아니면 땅의 지혜입니다. 교집합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하늘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지 땅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지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를 알아버렸으니 어쩌죠?

여러분 모두 인생의 지침이 되는 격언 하나씩은 품고 사실 것입니다. 품고 계신 격언이 땅에 속한 것인지 하늘에 속한 것인지 분별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승들은 말합니다. 땅의 지혜는 참 행복을 줄 수 없다고. 오직 하늘의 지혜에 따라 살아갈 때 참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