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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투협 회장 “연임 도전 않겠다…새 술은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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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투협 회장 “연임 도전 않겠다…새 술은 새 부대에”

“현 정부와 ‘결’이 맞지 않아…환영받지 못하는 사람 느낌”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은 하고 있다. 사진=유병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은 하고 있다. 사진=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임기가 끝나면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회장은 4일 오후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연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하고 싶어야 하며, 시대적 분위기와 맞아야하고, 회원사가 원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회원사 분위기는 나쁜것 같지 않느나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꽤 있어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선거는 공정해야 하는데,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미리 불출마 선언을 해야 차기 회장 후보들이 선거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시는 분들과 제 가치관이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정책방향이 제 생각과 다르거나, 건의사항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했으며, 자신이 현 시대적 분위기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황 회장은 지금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라는 외교용어라고 했다. 딱히 무슨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이 시대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또한 나이면에서도 떠나야 할때라고 했다. 이미 친구들이 모두 은퇴하고, 교수마저도 정년퇴임하는 시기인 만큼 떠날때가 된 것 같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 옛 삼성투신운용, 삼성증권 사장을 맡았다. 2004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직도 역임했다. 몇년간 업계를 떠나있던 황 회장은 2015년 금융투자협회장 투표에 당선,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복귀했다.

황 회장은 ‘검투사’가 금융투자업계로 복귀했다는 평을 받았다. 임기 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업무 허용과 외국환 업무 범위 확대 등을 금융투자 업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연초에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제기하며 은행연합회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또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황 회장이라 이 같은 발언을 할수 있었으며, 정말로 업계를 대변해주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황 회장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연 초부터 자본시장 발전 100대 과제, 30대 과제를 추리고 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달라"며 "이건 올해 황영기가 추진하려 했던 작업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개선되어야 할 일들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떠나더라도 공론의 장을 통해 이것(자본시장 발전 과제)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토론해보자는 취지로 공개한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회장의 이번 발언에 따라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거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차기 협회장 선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 56개, 자산운용사 169개, 선물사 5개, 부동산신탁사 11개사 등 회원사의 자율 투표로 선임된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