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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STX, 퇴출 유보가 반갑지 않은 이유…"청산가치만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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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STX, 퇴출 유보가 반갑지 않은 이유…"청산가치만 높인다"

성동조선해양(왼쪽)과 STX조선해양의 작업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성동조선해양(왼쪽)과 STX조선해양의 작업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퇴출 위기 운명이 내년 2월 께 결정될 전망이다.

12일 채권단과 정부에 따르면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주관으로 성동조선과 STX 대상으로 외부 컨설팅을 하고 산업 경쟁력 진단을 받아 회사의 운명을 결정한다.
조선업계 업황 전망을 바탕으로 두 중견 조선사의 경쟁력을 진단해 보고 금융 논리를 앞세웠던 기존 구조조정에 산업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 성동조선 퇴출 위기 유보…희망고문(?)


정부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 추진 방향과 조선업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1조원 규모의 공공-민간 매칭형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으로 퇴출 위기에 몰린 성동조선과 STX의 구조조정 결정 여부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지금 당장 퇴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한시름 놓았지만 조선소 입장에선 목숨을 연명하는 희망고문 같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청산에 대한 계속적인 언급으로 대내외적으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이 걱정이다. 회사는 살려고 하는데 주변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면서 "당장은 힘들겠지만, 정부에서 장기적인 R&D 개발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회사 측에서는 시간 유보에 대한 감사함보다 신인도 추락으로 인한 회복 불능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결정이 지연될수록 선주들과 관계가 틀어지고 수주 계약이 진행되지 않을 뿐더러 직원들의 내부 동요가 심하다는 것.

실제로 최근 조선업계에 퍼진 '청산 위기설'로 인해 이들 조선사는 수주 활동에 적잖은 지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의 수주잔량은 지난 2014년 12월 76척에서 이달 5척이며, 같은 기간 STX조선은 92척에서 15척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온전한 회생이 아닌 일시적인 유보 결정이라는 점에서 정부 후속 조치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 STX, “시간 끌수록 청산가치 높이는 꼴”


STX조선해양 역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속이 타는 건 마찬가지다. STX조선은 구조조정 방안이 늦게 나올수록 고정비가 증가해 청산가치를 높인다고 주장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올 12월에 구조조정 방안이 나온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내년 2월로 연기됐다”면서 “이런 식이면 조율이라는 명목으로 결과 발표가 내년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구조조정 방안이 지지부진해지면 나중에 정부가 조선소를 살리겠다고 한들 수주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어렵다”며 업무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STX에 따르면 현재 중견이든 대형이든 계속 일이 이어져야 연결 고정비가 줄어드는데 지금 상태로는 고정비만 늘고 있다는 것. 고정비 증가는 곧 청산가치를 높여 구조조정 유보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양사에 청산이든 존속이든 조속한 진단을 내리고 구조조정 방안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며 "가치평가, 협의 목적으로 시간을 끌면 경영 정상화는 더욱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