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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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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의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공자·소크라테스·예수의 삶과 가르침의 교집합을 찾아서

⑬가르침이 변질되다

강정민(변호사·소설가)
강정민(변호사·소설가)
인류의 스승들의 가르침이 전승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공통점 하나가 발견됩니다. 그것은 바로 스승들의 가르침이 점차 왜곡되고 변질되어 간다는 점입니다. 가르침이 변질되는 주요 원인 3가지도 발견되는데, 첫째 땅의 지혜를 완전히 내버리고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땅의 지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가르침을 받아들이다 보니 땅의 지혜에 의하여 하늘의 지혜인 스승들의 가르침이 왜곡된다는 점, 둘째 제자들이 가르침의 핵심 주제에서 벗어나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다보니 그만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 셋째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 보다 스승의 존재 자체를 더욱 부각시키면서 정작 가르침이 홀대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하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스승들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땅의 지혜가 모두 제거된 백지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스승들은 제자들에게 자신들이 구득(求得)한 하늘의 지혜를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땅의 지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다 보니 스승들의 가르침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만 하지 못하면 괜찮은데 억지로 꿰어 맞추다 보니 가르침이 왜곡되고 맙니다. 예수는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이는 기운 것이 그 옷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됨이요.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고 말합니다(마태복음 9장 16절~17절). 생베 조각과 새 포도주는 하늘의 지혜를 말하고 낡은 옷과 낡은 가죽 부대는 땅의 지혜로 가득 차 있는 제자들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런 낡은 가죽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으면 가죽 부대가 터져서 가죽 부대와 새 포도주를 모두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단(異端)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전에서 이단의 정의를 찾아 보면 ‘정통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교의나 교파를 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땅의 지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하늘의 지혜를 받아들이다 보면 땅의 지혜가 하늘의 지혜를 왜곡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것이 이단이 생겨나는 이유입니다.
가르침이 변질되는 두 번째 원인을 보겠습니다. 스승들의 가르침, 즉 도(道)의 핵심 주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고 했습니다.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하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즉 선결문제인 세계관과 인간관이 수립되지 않고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선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등장한 것이 이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 물질이 무엇인가 하는 자연철학,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존재론, 인간은 무엇을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인식론, 체계적인 논리 전개를 위한 논리학, 기타 심리학, 언어철학 등의 분과(分科) 학문이 발전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최종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한 선결문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많은 제자들이 선결문제에 집착하다가 정작 해결해야 할 최종 문제를 놓쳐버리는 우(遇)를 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숲은 보지 못한 채 나무만 바라보다가 그만 길을 잃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가르침이 변질되는 세 번째 원인입니다. 불가(佛家)에 견월망지(見月望指)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을 보라고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바라본다는 말로 스승들의 가르침은 외면한 채 스승만 바라보는 것을 책망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1대 제자들이 2대 제자들에게 스승의 가르침을 전하면서 가르침의 권위를 위해 스승을 부각시키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2대 제자들이 3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대를 거듭할수록 스승의 가르침은 점점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스승의 존재만 남게 됩니다. 오늘날 불교, 유교, 기독교가 처해 있는 현실을 보면 본질인 가르침은 사라지고 현상만 남아 있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상 스승들의 가르침이 변질되는 3가지 주요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원인을 알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 땅의 지혜를 완전히 내버리고 지엽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핵심 주제에 집중하면 얼마든지 가르침의 정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