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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잡으려다 지방 등 터진다… 절벽 끝에 선 전남 광주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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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잡으려다 지방 등 터진다… 절벽 끝에 선 전남 광주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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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을 겨냥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들이 오히려 지방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키고 있다. 특히 거래가 절벽인 광주광역시 부동산 시장은 일순간 가격이 폭락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첫 주 전국 부동산 전셋값 상승률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매매가는 여전히 상승세이지만 지방은 하락세다. 특히 경북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0.20%나 하락했다. 전세 가격 역시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하락세(-0.18%)를 보였다.

거래도 급감했다.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는 매매가에 매도자들은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나마 있는 급매도 매수자들이 가격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바람에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이 극심하다.

지난 정권들의 부동산 부양책으로 오를 만큼 올랐던 지방 부동산 시장 집값이 일순간에 떨어져 지방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지방은 광주광역시다. 광주시 주택가격은 지난 몇 년 간 견조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나주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혁신도시 접근성이 좋은 남구 일부 동네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의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지역들이 전반적으로 광주시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가 급격히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 광주시 북구 아파트 매매가는 0.13% 하락했다.

북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전매제한이 시행된 이후부터 시장이 더 얼어붙었다. 일부 재건축 지역이나 역세권을 제외하면 매물도, 찾는 이도 거의 없다”며 “버블 효과를 염려한 정부 정책이 오히려 지방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거래는 없는데 늘어가는 미분양 물량이다. 이 관계자는 “거래는 감소한 반면 청약시장은 아직 준수하다. 문제는 실 계약율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결국 미분양 물량만 늘어난다는 얘기. 지금도 광주엔 텅텅 빈 아파트가 많다. 인구 유입이나 인프라 호재도 없는데 정부의 규제가 시장을 더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DTI와 DSR 때문에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어둡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가 지나면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며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부분 수도권은 가격이 유지되고 지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도권은 유입 인구가 많아 가격이 잠시 내려가더라도 수요가 꾸준해 곧 안정되지만 수요 변화가 거의 없는 지방은 한 번 하락세에 들어서면 저점을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광주시처럼 미분양이 많은 상태에서 거래절벽이 심화되면 매매가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대규모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도 ‘지방 등 터뜨리기’에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을 전반적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일부 지역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