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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물산 시가총액 < 삼성물산 보유지분 가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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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물산 시가총액 < 삼성물산 보유지분 가치… 왜?

영업가치 저평가 되면서 지분가치와의 괴리폭이 심화돼… “주택과 해외공사에서 보수적 수주전략으로 성장성 제한”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삼성물산(대표 최치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보다 훨씬 많다.

삼성물산 시가총액은 13일 종가 13만2000원 기준으로 25조390억원 상당에 달한다.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61%(597만6362주), 삼성바이오로직스 43.44%(2874만2466주), 삼성SDS 17.08%(1321만5822주), 삼성엔지니어링 6.97%(1366만8989주), 삼성중공업 0.12%(48만6698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는 삼성전자가 13일 종가 156만6000원 기준 15조335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36만2500원 기준 10조4191억원, 삼성에스디에스 19만9000원 기준 2조6299억원, 삼성엔지니어링 1만2700원 기준 1736억원, 삼성중공업 7570원 기준 37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5개 종목의 보유가치는 28조5617억원으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보다 무려 3조5227억원 상당 많다.

이론적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5개 종목을 종가 가격대로 전량 매각하고 삼성물산을 청산한다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더욱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비상장주식인 서울레이크사이드,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무소, 네추럴라인, 씨브이네트 등의 기업가치를 합하면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아예 삼성물산이 보유한 모든 주식을 팔아 청산하는게 당장 더 많은 돈이 될 수도 있다.

12월 13일 종가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12월 13일 종가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기업의 가치는 영업이익이 늘어날 때 더욱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지분가치의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영업가치가 상승해야 지분가치의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영업가치가 저평가되면서 지분가치와의 괴리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연초 대비 시가총액 변동률은 +5.2%이지만 주요 4개 관계사의 보유 지분가치 변동률은 +56.4% 수준”이라며 “관계사 보유 지분가치가 12조원 증가하는 동안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대폭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영업가치는 증가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변동분과 보유 관계사의 지분가치 변동분을 비교하면 할인율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의 2017년 신규수주는 10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회사 목표치인 10조5000억원을 소폭 하회하는 수치이다.

해외 신규수주는 3조원 수준으로 전망되는데 2016년보다는 증가하겠지만 2015년 이전과 비교할 때 부진한 실적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삼성물산, DB금융투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감독원, 삼성물산, DB금융투자

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9조460억원, 영업이익 8310억원, 당기순이익 569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내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9조2670억원, 영업이익 9740억원, 당기순이익 62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주택과 해외공사에서의 보수적인 수주 전략으로 인해 성장성은 제한되고 있지만 관계사 공사의 비중 확대로 안정성은 높아지고 있다”면서 “건설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에서도 뚜렷한 영업가치의 변동을 감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2018년 이후 영업가치 변동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현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에는 2017년 연간 지분가치 상승분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의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은 1957년생으로 미국 터프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땄다. 한국에 돌아와 3년6개월간 공군학사장교로 복무했다.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나 몇 년 후 GE로 옮겼고 GE항공기엔진부문 아시아 사장, GE 미국 인터넷캐피털그룹 아시아사장,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등을 맡았다.

2008년 삼성전자 사장, 프린팅사업부장으로 근무했고 이어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최치훈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에서 불고 있는 ‘세대교체’ 인사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