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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 거래소 유빗 해킹으로 파산…투자자 '충격' 각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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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 거래소 유빗 해킹으로 파산…투자자 '충격' 각국 비상

파산을 결정한 유빗 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파산을 결정한 유빗 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해킹으로 파산절차를 진행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져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상화폐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으며 각국마다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내년 4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비트코인 규제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는등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유빗은 19일 홈페이지에 “금일 오전 4시 35분 해킹으로 인해 코인 출금지갑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으로 손실을 입고 거래 및 입출금 중단, 이와 함께 파산절차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유빗은 각종 피해 우려와 관련해 ▲금일 새벽 4시 35분경 발생한 코인손실액은 전체 자산의 약 17% ▲코인은 콜드지갑에 보관되어 있어 추가 손실은 없으며 ▲지난 4월에 비하여 낮은 비율의 손실이나, ㈜야피안의 경영진은 당사가 운영하던 코인거래소 유빗을 2017. 12. 19일 부로 거래 중단 ▲입출금 정지 조치 및 파산의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유빗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모든 코인과 현금의 입출금이 정지된다. 아울러 파산으로 인해 현금과 코인의 정산은 모든 파산 절차에 준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난립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없이 지적해왔다.
뉴시스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고 있거나 오픈을 앞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약 3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코인원·코빗 등 이른바 '3대 거래소' 외에 중국과 일본의 주요 거래소까지 한국으로 속속 진출하며 판을 불려놓은 가운데 영세한 거래소들도 앞다퉈 발을 들이미는 상황이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별다른 설립 요건 없이 신고만 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에서 한발 뒤쳐진 영세 거래소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무리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기나 다단계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제도권 내에 들어있지 않은 탓에 금융당국 등에서 정확한 업체 규모나 피해 규모를 집계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해킹 등 보안문제도 수차례 지적돼 온 문제점이다. 신생 가상화폐 거래소는 저마다 높은 수준의 안전장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빗썸과 같은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 조차 서버 중단이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빗 거래소의 파산결정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상화폐가 안전해도 거래소가 해킹당하면 말짱꽝이구나","그럴리없지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이 현상은 누구의 책임인가"," 듣보잡 가상화폐 거래소는 믿어선 안된다"며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한편 가상화폐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시세가 2000만원대를 돌파한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과 맞물려 경고음도 커져 가는 형국이다.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가격거품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을 우회해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고, 늘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급기야 내년 4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는 비트코인 규제 문제가 의제로 다뤄진다.

경제 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의 가격 거품이 붕괴하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미치는 상황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요 이코노미스트 5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인 51명이 "비트코인은 버블(거품)"이라고 답변했다.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거품이 아니라는 응답자는 단 2명에 그쳤다.

스위스 최대 금융그룹인 UBS의 최고경영자도 가상화폐는 '돈'이 아니라며 정부의 규제를 촉구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대해 "법정 화폐가 아닌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입 메르셰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역시 지난달 30일 ECB, 이탈리아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가상화폐는 돈이 아니다"라며 "유럽인들은 민간 가상화폐에 매달리지 말고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소액결제 시장을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14일 "가상화폐를 사는 것은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좀 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헐버트파이낸셜 다이제스트의 마크 헐버트 창립자는 마켓워치 칼럼에서 지난 2년간 거의 2500% 폭등한 비트코인 가격이 조만간 급락할 가능성이 80%를 넘는다며 비트코인 가격의 40% 하락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내년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 9월 가상화폐가 경제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 금지하는등 세계 각국의 가상화폐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김하성 기자 sungh90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