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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형의 미식가들의 향연(4)] 맛과 요리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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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형의 미식가들의 향연(4)] 맛과 요리는 별개다

미국 매체는 30% 가까이 먹거리에 관련된 정보를 다룬다. 심지어 연속극을 방영하면서도 먹는 과정의 시간이나 횟수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요리를 다루는 사람들이 모두 맛 전문가는 아니다. 맛은 요리와는 별개의 영역이다. 맛은 영양과도 별개의 영역이다. 맛을 다루는 것과 맛을 즐기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요리하는 사람들 중에 맛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많다.

맛을 즐기는 것은 맛있게 먹는 방법이 활용될 때이며 맛의 이해를 바탕으로 맛의 역할에 기반을 둔다. 여기서 맛을 평가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맛을 즐기는 수준이 높을 지라도, 맛을 평가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단지 엄지척이나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맛을 평가하는 분야는 학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맛의 정보는 맛을 인식할 때의 인지과학 기반에서 작용한다. 음식을 먹을 때 자세의 움직임은 운동역학에 의해서 분석되고 개선된다. 식사 예절의 기준은 먹는 방법의 움직임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맛을 즐기는 데 필요한 최대의 조건을 찾을 수 있는 통계적 합일점을 찾게 해준다. 현대과학의 분석과 통계로 인해서 맛의 기반에 연결하고 있다.

맛을 즐기는 순간의 접촉은 감각의 반응이 일어나는 시작에서 비롯된다. 여기서는 신경과학의 프로세스가 저변에서 작용하고 이를 토대로 인식의 과다함과 미약함을 확인하게 해준다. 이러한 기초학문의 이해를 바탕으로 맛의 작용에 대한 접목을 찾을 수 있다.

맛의 가치는 몸에서의 반응에서 시작되고 맛의 감동이 마음에서 작용하는 데 이러한 과정을 인문학으로 접목하면 종교철학과 연결된다. 맛을 취급한 고서는 의서 그리고 종교와 철학이 주류를 이룬다.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을 놓고 기도하는 경우와 음식을 먹을 때 경건함 그리고 행복함을 거론하는 예법은 종교와 철학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맛은 신과학의 새로운 분야에서도 연결고리를 찾게 한다. 새로운 과학의 이론이 생성될 때마다 몸에서의 반응과 행복의 연결점으로 이어지는 데 여기서 맛의 역할에 관련이 있게 된다. 맛을 다루는 학문은 영양학이나 조리과학, 그리고 동양의학이 있다. 맛은 이렇게 다양한 학문과 연결되어 있다. 화학구조와 물리역학도 맛의 구조와 연결되어 있고, 역사적으로 풀어지는 음식의 역사와 현대사회의 발전과 문화생성에도 맛이 연결되어있다.

맛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도 방대한 영역의 학문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편협적일 수밖에 없다. 음식을 담는 그릇과 요리도구들 그리고 식당의 인테리어와 서비스 등 하나하나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맛은 요리의 분야가 아니고, 독자적인 영역에서의 학문이다. 그래서 맛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맛을 표현하는 것은 문학의 영역이지만, 맛을 디자인한다고 할 수 있다. 맛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맛이 주는 감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오늘도 맛이 주는 감동을 디자인하기 위해 맛있는 저녁을 기다려 본다.


조기형 맛평가사(『맛 평가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