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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시대의 종말 ③] 주류와 비주류의 패러다임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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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시대의 종말 ③] 주류와 비주류의 패러다임 시프트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① 파피루스부터 알요금제까지
② CNPD, 콘텐츠와 UX로 헤쳐모여

③ 주류와 비주류의 패러다임 시프트


최근 삼성전자의 무선청소기 '파워건' 광고. 온라인 방송인을 모델로 써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에 190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TV, 신문 등 전통적인 홍보 매체 못지 않은 뉴미디어의 파급력을 보여준다.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삼성전자의 무선청소기 '파워건' 광고. 온라인 방송인을 모델로 써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에 190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TV, 신문 등 전통적인 홍보 매체 못지 않은 뉴미디어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문자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주류와 비주류간의 권력관계에서도 변화가 생겨난다. 문자에 기반한 전통매체인 신문, 방송, 통신의 힘은 날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Z세대의 이용빈도가 높은 게임에서는 이런 전복이 두드러진다.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블루홀의 총싸움게임 ‘배틀그라운드’는 문자 기반 매체의 홍보 없이도 큰 성공을 거뒀다. 별다른 언론 홍보 없이도 많은 이용자들이 유입된 데에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연스럽게 유저들에게 구매욕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BJ, 스트리머 등 온라인 방송인을 통틀어 일컫는 ‘인플루언서’는 이미 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홍보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게임 마케팅 업체 홍보담당자 B씨는 “수년전부터 업체들이 인플루언서 홍보비용 항목을 따로 만들고 공을 들이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대형 인플루언서 뿐 아니라 구독자가 수십에서 수백에 달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명 A급 인플루언서가 광고 방송을 대가로 받는 수익은 1회 방송에 적게는 수백 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상회한다.

온라인 방송 플랫폼은 전통 문자 기반 플랫폼보다 광고도달률이 높고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받아들인다는 특징이 있다.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의 Z세대가 기존 매체의 홍보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자신이 선택한 방송의 인플루언서에게는 쉽게 지갑을 연다는 분석이다. 문자 기반의 매체가 힘을 잃어가는 주된 이유다.

수년전부터 청소년의 희망 직업 순위에 ‘인터넷 개인 방송인’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또 1인 방송 진행자를 직간접적으로 관리해주는 매니지먼트 사업인 MCN(다중채널네트워크) 국내 시장 규모도 2000~3000억에 달한다. MCN 시장 규모는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인터넷 신문 블로그 메셔블(Mashable)은 Z세대의 소비 규모가2014년에 약 440억 달러(약 51조원)에 이르렀으며 2020년 이후에는 디지털 소비 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에서 Z세대의 온라인 쇼핑액은 월 24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DWW의 소비자 경험 마케팅 회사 인터렉션이 실시한 지난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70%가 음식과 가구부터 의류, 신발에 이르기까지 구매를 할 때 Z세대 아이들의 조언에 의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소비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상승하자 제조사, 이동통신사 등도 뉴미디어에 기반한 홍보 방법을 시도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청소기 ‘파워건’을 인플루언서 ‘엔조이커플’을 모델로 제작했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수는 1만명에 불과하지만 영상이 입소문을 타며 24일 기준 조회수가 190만회에 달한다. 이 영상은 그간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강조해왔던 삼성전자 광고와 달리 자취방에서 평범한 커플의 청소 모습을 담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부터 자사 모바일 TV 어플리케이션 ‘U+비디오포털’을 통해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구태형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1담당은 “아프리카TV와의 제휴로 2030세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실시간 개인방송을 제공하게 돼 고객만족도를 높이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 IT 기업 홍보 담당자는 “영상 광고에 대한 선호도는 Z세대가 신뢰성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것과도 연결된다”며 “전통적으로 강력한 매체와 수단을 통해 홍보해도 어린 세대에겐 큰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방법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