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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페소화 폭락 사태 심각, 미국 감세안 후폭풍… 외국인 자본 썰물, 국가부도 공포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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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페소화 폭락 사태 심각, 미국 감세안 후폭풍… 외국인 자본 썰물, 국가부도 공포 까지

멕시코가 국가부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 감세안으로 돈이 미국으로빠져나가면서  페소화가 폭락하고 금리는 치솟고 있다.
멕시코가 국가부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 감세안으로 돈이 미국으로빠져나가면서 페소화가 폭락하고 금리는 치솟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멕시코 페소화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와 중앙은행이 나서 페소화 방어 작전응 펼치고 있지만 폭락 대세를 막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이유는 단 하나.미국 때문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내리는 등 세금감면을 추진하면서 멕시코 페소화가 엉뚱한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내리면서 높은 세금을 피해 해외로 나갔던 미국 기업들이 속속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기업의 본국 환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멕시코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 만큼 떠나기도 쉬운 것이다.
멕시코를 떠나는 것은 비단 미국 기업만이 아니다. 그동안 미국에 수출하면서 멕시코를 중간 기지로 활용했던 수많은 전 세계의 기업들이 세금이 싸진 미국으로 덩달아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같은 엑서더스 현상으로 멕시코 자금시장에는 비상이 결렸다. 페소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멕시코 시장에서 달러는 씨가 말라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국가부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까지 생겨나고 있다.

멕시코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올 들어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의 감세안 통과 이후부터 올라 8%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멕시코 국채 금리가 뛰는 것은 멕시코에 대한 투자가치가 덜어졌다는 것이다. 멕시코 페소화는 10%이상 가치 하락했다.

미국의 세제개혁안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른바 송환세이다. 미국 새해부터 기업들이 해외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오면 15% 이하 저율 과세를 부과한다. 이 혜택을 노리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멕시코 경제는 구조적으로 미국 종속이 심하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멕시코는 독감으로 죽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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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글로벌 에어라인


그동안 멕시코는 낮은 세금과 값싼 노동력으로 버티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세금을 대폭 깎으면서 더 이상 멕시코에서 사업을 할 유인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의 전체수출 중 90%가 미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로 와 현지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미국 기업들이 떠나면 고용을 물론 멕시코의 수출도 크게 줄어 들 수밖에 없다.

멕시코는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 후 15년째 되던 1836년 텍사스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그 틈을 타 미국이 텍사스를 합병했다.

텍사스를 합병한 미국은 리오그란데 강을 멕시코와의 국경으로 주장했다. 멕시코는 리오그란데 강 북쪽을 흐르는 누에시스 강 (Nueses River)을 두 나라의 국경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섰다.

그 와중에 전쟁이 터졌다. 이것이 1846년 발발한 이른바 멕시코-미국 전쟁이다. 먼저 공격한 측은 미국의 제임스 포크 대통령이었다. 미국은 누에세스 강을 남하하여 그 아래에 브라운 요새(Fort Brown)를 세웠다.

여기에 대해 멕시코의 기병 부대가 맞섰다. 멕시코 리오그란데에서 미국의 분견대를 사로잡았다. 미국 군인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의회는 그해 5월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미국은 멕시코군의 4배나 되는 대군으로 뉴멕시코의 수도 샌타페이를 점령하기에 이른다. 미국은 이어 수륙양용 군사작전으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까지 함락시켰다. 멕시코는 결국 평화협정을 요청했다. 1848년 2월 2일 멕시코 과달루페 이달고에서 이른바 과달루페-이달고 조약을 맺기에 이른다. 이 전쟁 후 미국은 텍사스는 물론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까지 장악하게 된다.

요즈음 멕시코에서는 반미감정이 드높다. 1848년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등을 빼앗겼을 때 못지않을 정도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멕시코로부터의 이민을 막는다면 국경에 담벼락을 세웠다. NAFTA 협정도 전면 개정을 요구한 상태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감세정책까지 멕시코 경제를 강타하면서 멕시코의 반미 감정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전 세계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멕시코로 몰려갈 때 자립의 기반을 세워 놓지 않았던 멕시코가 스스로 자초한 운명이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