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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작은 징후에서 큰 징조를 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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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작은 징후에서 큰 징조를 감지하라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
지진의 징후를 인간과 다르게 동물은 잘 감지한다고 한다. 2008년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이 일어나기 나흘 전 인근 마을인 단무(檀木)에서 10만 마리의 두꺼비가 ‘대규모 이동’을 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다. 최근에 포항 인근 지역에서도 자주 지진이 감지되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면 사전에 지진을 감지하여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상 징후 감지는 인간들 사이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동물 같은 감각으로 아주 작은 변화에서 큰 이상 징후를 발견하기도 한다. 1931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저서에서 수많은 재해 연구 데이터를 통해 1:29:300 법칙을 발견했다. 즉, 산업 현장에서 중상자가 1명 나왔을 경우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 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통계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 비율로 나타난다는 것인데 아주 사소한 징후에서 큰 사고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음을 설명해 주는 연구다.
1:10:100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불량이 생겼을 경우 즉시 고치면 1의 원가가 들지만, 불량인 채로 회사 정문을 나서면 10의 비용이 들며, 고객에 전달된 후 클레임이 걸리면 100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를 페덱스(Fedex)의 서비스법칙이라고도 한다. 페덱스는 불량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결과 품질경영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말콤 볼드리지 국가품질상(Malcolm Baldrige National Qualit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개념은 기업문화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사장이 구성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문화가 그 조직에 정착된다. 교육 중에 있었던 일화다. 직원들을 교육 보낼 때, “교육을 받은 후 돌아와서 피드백 교육을 하라고 하면 그 직원은 전파교육을 하기 위해 열심히 교육에 참여합니다.”라는 말에 중소기업 사장 한 분이 “제가 부하에게 교육 보낼 때 그런 지시를 했는데 핑계를 대면서 안 하던데요?”라고 했다. 그래서 다음 질문으로 “평소 사장님은 약속이행을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질문 했더니 사장 자신의 약속 불이행이 이런 조직문화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 부하가 상사의 지시사항이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전에 수많은 약속 불이행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것이 조직문화로 정착될 만큼 말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동국제강그룹 장상태 회장 비서실장일 때의 일이다. 월요일 출근하신 회장님께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일요일인 어제 회사에 출근해 보니 외부 차량이 회사 주차장에서 세차를 하고 있었다. 일직자는 이것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것은 잘못된 일인가? 아닌가?”, “잘못된 일입니다.” “그런데 이 잘못은 징계할 만큼 큰 잘못인가? 아닌가?”, “징계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다. 이것은 작은 잘못이지만 이런 것들을 묵인하면 회사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기업문화가 정착된다. 이런 작은 사건이 결국은 큰 사건을 만들어 내는 시발점이 된다. 때문에 작더라도 명확히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엄히 다스려야 한다.”라고 하시면서 징계 위원회에 회부한 적이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 보면 ‘뭐 그런 작은 쪼잔한 것을 회장이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은 회사의 규정 위반도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전 사원들에게 심어준 사례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도 이를 잘 설명해 준다.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1982년에 만든 개념인 ‘깨진 유리창 법칙’은 건물의 유리창을 깨진 채로 방치하면 그 건물은 더 빨리 폐허화 되고, 이로 인한 범죄가 더많이 발생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1995년에 범죄 도시로 변한 뉴욕 시장에 새로 취임한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는 뉴욕 지하철을 포함한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한 후 낙서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 처벌하는 한편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동시에 실시했다. 그러자 지하철의 낙서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범죄율도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천년 기업을 이끌어갈 꿈을 가진 사장이라면 작은 징조에서 큰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지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정보가 차단된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이 능력은 반드시 배양해야 한다. 작은 변화를 통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이런 질문이 도움이 된다. “이런 일이 300번 계속될 경우,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가?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라는 질문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