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영업은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대형 병원, 대학교 등의 자산을 수탁하는 업무를 말한다. 주요 기관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수십 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의 경우 시중은행들은 국민연금 등 기관 고객 유치를 놓고 한 판 '전쟁'을 벌였다.
17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이 협약을 맺은 기관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대출 최저금리는 평균 2.75%였다.
신한은행이 2.28%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이 2.53%, 농협은행이 2.81%, 국민은행이 2.92%, 하나은행은 3.22% 순이었다. 일반 신용대출(1~2등급) 평균 금리가 3.71%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1.5% 가량 낮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일일이 개인 고객들을 만나 유치하는 것보다 기관 소속 임직원들에게 집단으로 영업을 하는 게 훨씬 좋은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서울시의 시금고 입찰 공고가 점쳐지면서 이를 놓고 시중은행들의 유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서울시 수탁은행으로 예산을 관리하게 된다. 서울시 올해 예산은 31조8000억원이다. 주거래은행이 되면 1차적으로는 공탁금 예치와 지급 등 업무를 수행하며 수익성이 확보되고 2차적으로는 기관 유치를 통해 자금 운영 노하우나 전산운영 방법 등을 습득해 타 기관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다만 서울시가 최근 입찰 공고와 설명회 등 일정을 이달 중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는 1월 안에 공고하고 3월 중 은행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측 일정 조율에 차질이 빚어진 때문이다.
지난 10일까지 입찰을 받은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 선정 경쟁도 치열하다. 국토교통부가 서비스 질 경쟁 도모를 명목으로 기금 수탁은행을 현재 6곳에서 5곳으로 줄여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 중 한 곳은 탈락할 수밖에 없다.
탈락하면 청약저축, 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의 상품을 취급할 수 없다. 시중은행 6곳은 모두 기금 수탁은행 재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다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