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냉연사들은 과도하게 높아진 열연 가격을 더 큰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
포스코 결정이 지연되면서 동부제철과 동국제강은 1월 발표한 인상폭(3만원)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3월까지 가격을 올려봐야 적자 탈피 가능성 정도는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냉연도금재 시장 ‘추락’ 열연이 되레 높아 "역전 현상"
냉연사들의 적자는 냉연도금재 시장의 심각한 부진이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표 냉연사인 동부제철 동국제강은 냉연사업(도금재 포함)에서 작년 11월부터 적자가 가시화됐다. 소재인 열연 가격은 오르는데 냉연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오를 기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적자 폭은 올 들어 더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냉연사 관계자는 “(판매 가격은) 한계 원가 이하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냉연 가격이 열연보다 낮아지는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따르면 포스코산 열연 수입대응재(GS) 유통 가격은 t당 77만~78만원이다. 이에 비해 포스코산 냉연 대응재는 75만원으로 3만원이나 낮다. 적자가 심각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냉연사들은 대리점 공급 가격을 전혀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격도 작년 11월 이후에 2만~3만원 인상된 것이다. 그 이전은 72만원에 형성됐었다.
앞으로 시장 수요가 살아나도 가격부터 올려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부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포스코 열연 냉연 가격조정 차등 "시장 왜곡 심화" 지적
냉연사들은 열연 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문제로 지적한다. 포스코는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열연 가격을 인상했다. 11월과 12월 동결한 이후 올해 1월 다시 5만원을 인상했다. 냉연도금재 인상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부 중소 강관사에 공급하는 가격은 되레 인하했다.
올해 1월 냉연사향 열연 공급 가격은 5만원 인상하기로 통보했다. 냉연도금재는 아직 발표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줄곧 냉연보다 열연 가격 인상에 적극적이었다. 열연이 냉연을 웃도는 왜곡 현상을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부제철이나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대형 고객사에 열연을 팔아 실적을 올리면서도 정작 고객사들이 처한 시장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부제철 동국제강 ‘진퇴양난’…독자 인상 사실상 ‘불가’ 감산효과 ‘불투명’
냉연사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냉연재 가격 인상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인상에 나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해 1월 발표한 인상분을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냉연메이커들은 마진을 전혀 남길 수 없는 가격에 공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포스코 냉연 대응재가 75만원, 비싸야 78만원인데 냉연사들이 가격을 올릴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 냉연사는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적자가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 감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생 차원의 포스코 가격정책을 또 다시 요구하고 있다. 최소한 열연 및 냉연 등 상하공정 제품의 균형 있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