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일본서 유기-EL TV 가격 20% '와르르'…작년 말 판매경쟁 과열, 한국업체 수익 감소할 듯

공유
4

일본서 유기-EL TV 가격 20% '와르르'…작년 말 판매경쟁 과열, 한국업체 수익 감소할 듯

지난해 12월 일본 시장 유기-EL TV 판매량은 6개월 전보다 4배나 증가

소니 4K 울트라 HD 스마트 TV. 자료=소니이미지 확대보기
소니 4K 울트라 HD 스마트 TV. 자료=소니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일본 가전시장에서 정밀 고해상도 화질의 '유기-EL(OLED)' TV 가격이 연말 판매 경쟁으로 20% 이상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의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가격이 형성됨에 따라 "올해는 신형 제품으로 교체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따르지만 그동안 OLED 시장을 독점해오던 한국 TV 제조업체들의 수익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장 조사 기관인 BCN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가전 양판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의 OLED TV 평균 가격은 55인치 기준 34만4800엔(약 335만원)으로 6개월 전에 비해 10만엔(약 97만원)가량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빅카메라 유라쿠초점의 55인치 OLED 텔레비전 매장에서는 가격이 이달 중순 37만~43만엔(약 360만~418만원) 정도였다. 매장 담당자는 "주요 제조사들의 제품이 일시에 몰린 작년 6월에는 1인치에 1만엔(약 9만7000원) 정도 수준이었는데 이후 지속적으로 급락해 판매가 점점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빅카메라 그룹의 고화질 4K 텔레비전 판매 대수는 2016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정도 증가했다. 그리고 견인차 역할은 유기-EL 텔레비전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라이트에서 화면을 빛내는 액정 디스플레이와 달리 유기-EL은 발광 재료 자체가 빛나는 자체 발광 방식이기 때문에 두께가 크게 얇아지는 반면 명암은 더욱 뚜렷해져 화질이 뛰어나다.

OLED TV는 재작년까지 한국 LG와 삼성전자에서만 출시했지만 작년 3월 도시바, 6월 파나소닉과 소니가 잇따라 출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경쟁사가 없어 부가가치가 높은 인기 상품이었으나 일시에 경쟁이 격화되면서 하락세가 컸다.

한편, 유기-EL과 경쟁하는 대형 액정 TV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6월 유기-EL과 액정 TV의 가격 차이는 55인치 기준으로 유기-EL 쪽이 20만엔(약 195만원) 정도 높았지만, 12월에는 14만엔(약 136만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그리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판매량은 더욱 늘었다.
BCN 조사에서는 작년 12월 유기-EL TV 판매량은 6개월 전보다 무려 4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일본 가전 양판점인 '노지마(Nojima)'는 "연내 자체 브랜드(PB) 유기-EL TV를 시장 가격의 절반 정도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기-EL TV 가격은 패널 조달 비용이 좌우한다. 현재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한국 LG디스플레이 뿐이다. 현재 일본 제조업체는 모두 패널을 조달하는 구도로 운영된다. 샤프와 재팬 디스플레이가 패널 개발 모드에 들어가 어느 시점에서는 LG의 독점이 무너지게 된다는 기대감으로 TV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산이 언제부터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