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끊고 싶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SNS도 쓰는 사람 나름이다. 스마트폰 안으로 세상의 컨텐츠가 몰리고 있는 요즘이다. 디지털의 관계망에서 정보와 관점을 공유할 좋은 친구들을 만나라. 페북이나 트윗으로 어제 열린 심포지움과 세미나의 정보들이 쉴 새 없이 날아오게 하라. 타인의 주관적인 시각과 보물 같은 인사이트가 담긴 자료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의 관점이 살아있는 오늘의 아이디어를 탄생시켜야 한다.
나의 경우만 해도 한낮에는 늘 평온할 것 같은 자연의 숲이 한밤 중에는 음모가 도사린 두려움으로 변한다는 것도 기록의 과정에서 얻게 된 깨달음이었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사과’가 존재하듯이 부단한 기록의 과정에서 사물의 상징성이 무한대로 열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요약하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디지털 친구들을 잘 두라는 거다. 스마트폰을 자료의 저장고로, 생각의 발전소로 만들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잡스나 저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바로 디지털의 천재들이 뛰어놀 토양에 대한 이야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특성이 상반되듯이 디지털 시대의 천재들도 양면적 성향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활력적이면서도 혼자만의 휴식 방법을 갖고 있고, 명석함과 순진함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다. 아이와 같은 장난기를 보이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강인한 인내심을 보이기도 한다. 현실적 감각과 공상적 취향, 겸손함과 자존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심지어 개혁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전통적인 관습마저 존중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시대를 앞서 끌고 간 천재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은 양극단의 가치관을 모두 지녔기에 새로운 관점, 소수의 관점을 발견한다.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또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것이다. 남들이 쉽게 바라보는 것의 이면, 정반대편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는 능력자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조직문화에서 리더의 자리까지 무사히 오를 수 있을까? 장유유서의 유교 문화와 상명하달의 군대 문화와 일사불란의 조직 문화 속에서 말이다. 범인이 보면 종잡을 수 없는 비범함은 대부분 괴팍함으로 평가절하될 것이다. 고분고분한 순응형과는 거리가 멀어서 비조직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거나 질투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들의 운명은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 전에 콘크리트보다 단단한 조직문화의 벽부터 뚫어야 하는 운명이다. 고액을 주고 데려온 글로벌 비즈니스의 대가들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수많은 인재들이 경쟁하는 큰 기업일수록 양가적 기질의 천재들이 놀 수 있는 땅부터 만들어야 한다. 한 명의 천재가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모두의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다.
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생각의돌파력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