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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옥중경영 한계?…“미래 전략적 선택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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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옥중경영 한계?…“미래 전략적 선택 無”

임원인사·액면분할 수준 그쳐… ‘기업인 이재용’ 신뢰 회복 걱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2월 18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2월 18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삼성전자는 최근 주식 액면분할 등 굵직한 결정을 발표했다. 관련 사안들은 철통 같은 보안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고됐으며, 옥중에서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사실상 옥중 경영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옥중 경영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옥중에서 큰 틀에서 △삼성 임원인사 △지주사 전환 포기 △삼성전자 주식 액면분할 등 굵직한 결정을 했다. 반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수감된 1년 동안 대형 인수합병(M&A) 등 사업 영역에서는 이렇다 할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부재가 그대로 사업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주식을 50분의 1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전격 결정했다. 투자자 확대나 유동성 증대 등 주식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기업가치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각에선 액면분할 결정이 이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와 향후 경영권 승계에 관련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삼성 측은 추측에 불과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 등 기존 사업수장을 전원 교체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포기도 공식 선언했다. 주식 액면분할과 인사, 지주사 전환 포기에는 이 부회장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부회장의 세 가지 옥중 결단은 삼성전자의 내실 다지기에만 국한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6년 전장기업인 하만을 전격 인수한 것 같은 외실은 없다는 평가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수감된 지난 1년간 작은 규모의 투자 결정과 해외 업체와 파트너십 체결 수준의 사업 영역 확대뿐 ‘하만급’ 결정적인 투자는 전무하다.

실제로 그리스 문자음성 자동변환기술(TTS) 전문기업 ‘이노틱스’나 영국의 하이파이 업체 ‘아캄’ 등을 인수했지만 하만과 비교할 때 관심도가 떨어진다.

무엇보다 이 사업들 모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보다는 기존 사업의 영역 확장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 중 1순위로 꼽히는 것은 ‘스킨십’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다보스포럼 등 굵직한 행사에 대부분 참가하면서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구축해왔다. 지난 2014년 선밸리 콘퍼런스에서는 팀 쿡 애플 CEO와 밀담을 나눴다. 이후 삼성과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소송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을 대표하는 일화다.

아직 성급한 관측이지만 이 부회장은 구치소를 벗어날 경우 현장 경영을 통한 신뢰도 회복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본인은 물론 삼성 안팎에서도 그의 1년간의 수감생활 동안 추락한 신뢰도를 크게 걱적하고 있다. 바닥까지 떨어진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이 부회장의 운명은 오는 5일 결정된다. 그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날 오후 2시경 선고를 한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받았다.

재판부가 꺼내들 카드는 △감형 △가형 △유지 중 하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심 최후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선 이 부회장이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될 것으로 봤다. 1심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물적증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