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면, 낡고 수명이 다해 그 기능을 잃어버리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리지 못한 채 계속 쌓아만 간다.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만든 조직도 성과창출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생산성 없이 생산성을 갉아먹는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여기서 외부 강제에 의한 소극적 수동적 선택인 포기가 아니라 자기주도적 극적인 전략적 행동인 폐기를 해야 한다.
그에 따르면 폐기경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버리지 못하여 대기업에서 몰락하여 사라진 기업들도 있다. 엘리베이터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오티스는 엘리베이터에서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여겼던 기계실을 폐기해 성공했다. 이처럼 혁신은 더하기보다는 빼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역사에 등장하는 경영학 구루들도 폐기와 혁신을 제시했다. 조셉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를, 피터 드러커는 '혁신'을, 그리고 클레이튼 크리스 텐슨은 '파괴적 혁신'을 부르짖었는데, 이 모두 폐기를 통한 혁신을 역설한 것이다.
사실 국내 경영자 대부분은 '무엇을 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시도는 하지만 '스스로 폐기하는 것'에는 인색했다. 벼랑 끝에 서고 나서야 겨우 생각해보는 정도였다.
조영덕 씨는 "폐기는 혁신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준비단계이자 그 일부"라며 "폐기는 언제나 부족한 자원을 가진 기업이 문제가 아닌 기회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조직의 기능과 목적은 우선 생존이며 그것은 혁신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혁신의 진정한 씨앗은 폐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폐기경영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경영의 기본인 기준을 세우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이며 혁신이 그 다음 목표"라면서 "폐기는 혁신이라는 점프를 위해 바로 앞에 놓아두는 도약대다. 따라서 폐기활동없이는 놀랄만한 성과를 동반한 혁신에 도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