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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드라마 같은 이변'...설원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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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드라마 같은 이변'...설원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 /조직위이미지 확대보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 /조직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서 드라마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다.
월드컵 4위가 최고 성적인 노르웨이의 시멘 헤그스타드 크뤼게르(22)는 11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남자 크로스컨트리 30㎞(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1시간 16분 20초 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더욱이 올림픽에는 처음 출전한 크뤼게르는 경기 초반 앞 선수의 스키에 걸려 미끄러져 넘어지기까지 했다.

첫 기록 계측에서 크뤼게르는 68명 가운데 꼴찌였다. 선두 선수와도 무려 18초 7 차이로 뒤처졌다. 그러나 크뤼게르는 다시 일어나 자신감과 체력을 바탕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그 결과 정상급 선수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역전에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뤼게르가 다시 한번 전 세계인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상기시켜줬다.

노르웨이는 크뤼게르에 이어 마르틴 욘스루드 순드뷔(1시간 16분 28초 0)가 2위를, 한스 크리스테르 홀룬드(1시간 16분 29초 9)가 3위를 차지하며 금ㆍ은ㆍ동을 싹쓸이했다. 크로스컨트리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의 김은호(22) 선수는 16.27㎞ 구간을 52분 59초 5로 통과했지만, 경기 규정에 따라 선두 선수에게 한 바퀴를 따라 잡혀 실격 처리됐다.
한편, 스키애슬론은 전체 코스의 절반을 클래식 주법(스키를 앞뒤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경기한 뒤, 스키를 갈아신고 나머지는 프리스타일 주법(자유롭게 V자로 지치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는 설상 종목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 조직위이미지 확대보기
크로스컨트리 스키 / 조직위

동계올림픽 종목 중에서 이처럼 인간이 자연과 하나 돼 즐기는 경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눈 위를 달리며 인간 본연의 끈기와 강인한 체력의 힘으로 승부를 내는 종목이 바로 크로스컨트리 스키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하계 및 동계올림픽 종목을 통틀어 오랜 역사를 지닌 종목 중 하나다.

1767년 노르웨이에서 군인들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회가 열린 이후, 1924년 제1회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이채원 선수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프리스타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코스는 오르막, 평지, 내리막이 각각 3분의 1의 비율로 구성된다.

주행 시간이 길고 체력 소모도 많아 경기 구간에는 급식소가 설치돼 선수들에게 따뜻한 우유나 과일 등을 제공한다. (15㎞구간 1개소 30㎞ 구간 3개소, 50㎞ 이내 구간 6개소)

경기 주법 중 클래식 주법은 속도는 약하지만, 기술적인 요소가 요구되며 특히 뒤로 밀리지 않도록 스키 바닥에 그립왁스(Grip Wax)를 바르는 것은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러시아 출신의 예브게니 가폰(Yevgeni Gapon) 왁스 전담 코치가 있다.

11일 노르웨이가 남자 크로스컨트리 30㎞(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금ㆍ은ㆍ동을 싹쓸이한 것도 왁스의 비밀에 있다.

■ 경기 주법
- 클래식 주법 (Classic): 정해진 주로를 따라 스키를 전후로 교차하며 전진
- 프리스타일 주법 (Free): V자 모양으로 스키를 벌리고 폴을 밀고 힘차게 나가는 주법. 클래식 주법보다 속도가 빠름


평창특별취재팀=라영철 기자 lycl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