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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부터 컬링까지 몰아치는 ‘여풍(女風)’… 대한민국 빛내는 여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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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부터 컬링까지 몰아치는 ‘여풍(女風)’… 대한민국 빛내는 여전사들

메달을 획득하고 기뻐하는 최민정 선수.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메달을 획득하고 기뻐하는 최민정 선수. /사진=뉴시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분다. 개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한 김연아부터 눈물의 은메달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뭉클하게 한 이상화 선수까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빛낸 여전사들을 모아봤다.

◇영원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밝힌 성화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들 / SBS 화면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들 / SBS 화면캡처


지난 9일 성화대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자 장내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새하얀 옷을 입은 피겨여왕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탄성이 터져나왔다.

김연아가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점화자)로 나선 것은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집행위원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동계올림픽 역사에서 하나의 ‘심볼’이 된 김연아 선수가 성화봉송주자로 나서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06년 그랑프리 파이널 1위를 시작으로 컵 오브 차이나 1위, 컵 오브 러시아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1위를 휩쓸며 ‘피겨여왕’ 자리에 올랐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김연아 선수는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집행위원회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이제는 은퇴했지만 김연아는 ‘피겨여왕’으로 영원히 빛날 것이다.

◇‘빙속여제’ 이상화의 마지막 올림픽, 그리고 눈물
태극기를 들고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 선수. /사진=SBS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태극기를 들고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 선수. /사진=SBS 캡처


37초33.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빙상장을 떠나는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의 마지막 기록이다. 스스로 세운 올림픽 신기록 37초28과 근접한 기록으로 이상화는 마지막을 은메달로 장식했다.

레이스가 끝나고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만감(萬感)이 담긴 빙속여제의 눈물에 시청자들도 뭉클함을 느꼈다. 이제 대한민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전설로 남을 그에게 관중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상화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여풍(女風)’의 중심이다. 지난 벤쿠버 동계올림픽,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쓴 그는 ‘빙속여제’로 불리며 김연아와 나란히 여왕자리를 지켰다.

이상화는 마지막 눈물의 의미에 대해 “‘이제 끝났구나, 드디어 끝났구나’ 이런 안도감의 눈물이었다”면서 그 동안 그가 짊어졌던 짐의 무게를 짐작케 했다. 이제 왕좌에서 물러나 이상화는 ‘포스트 이상화’들을 지켜보고 그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왼손은 거둘(?) 뿐” 노력하는 천재 최민정
메달을 획득하고 기뻐하는 최민정 선수.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메달을 획득하고 기뻐하는 최민정 선수. /사진=뉴시스


한바퀴 반이 남았다. 최민정 선수가 갑자기 왼손을 뒤로 뺐다. 그리고 1위였던 리진위(중국)를 추월했다. 여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은 그렇게 우리나라의 품에 안겼다.

최민정이 왼손을 뒤로 뺀 것은 모든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대회에서 엄격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신체접촉에 대한 단속 때문에 지난 13일 최민정은 여자 500m 결승에서 2위를 차지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았다.

최민정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천재다. 그러나 최민정은 항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영웅인 전이경은 “천재인데 노력을 너무 많이 하니까 당할 자가 없다”고 평했다.

그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로도 유명하다. 500m에서 실격당하고도 1500m에서 보여준 역량, 오히려 변수를 차단하는 모습까지 아직 어린 최민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대한민국 컬링 새 역사 쓴다… 여자 컬링 대표팀
여자 대표팀 김민정(뒷줄 왼쪽)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감독, 김초희,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은정.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여자 대표팀 김민정(뒷줄 왼쪽)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감독, 김초희,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은정. /사진=뉴시스


19일 여자 컬링 순위가 바뀌었다. 1위였던 스웨덴을 꺾은 우리대표팀이 스웨덴과 공동 1위로 우뚝 섰다. 이번 올림픽 ‘여풍(女風)’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이 아닐까 싶다.

대표팀은 스킵 김은정, 리드 김영미, 세컨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후보 김초희로 구성됐다. 김초희를 제외하고 이들은 모두 경북 의성 출신으로 ‘재미로’ 컬링을 시작했다가 대한민국을 1위로 만든 히어로들이다.

김민정 감독은 “우리는 상대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는 정신력 훈련을 해왔다. 10년 전부터 그 부분에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면서 강한 정신력을 승리의 주된 요소로 꼽았다.

동계올림픽에 부는 ‘여풍(女風)’이 반가운 이유 중 하나는 소위 말하는 ‘비인기 종목’에서 여성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피겨 스케이팅이 주목받은 것은 10년도 채 안됐다. 주목을 이끌어 낸 것은 김연아였다. 전용 스케이트장은커녕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연습하지 않는 시간에 눈물을 참으며 연습했던 김연아가 있었기에 우리는 피겨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올림픽에서 활약하는 많은 여성 선수들이 제2의 김연아, 제2의 이상화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더 반갑다.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를 성장시켜줄 ‘여풍(女風)’이 더 거세게 불기를 바란다.


평창특별취재팀=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