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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개 구멍을 얕은 홈으로 연결한 고령 하거리 성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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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개 구멍을 얕은 홈으로 연결한 고령 하거리 성혈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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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하거리 성혈
하거리 바위구멍 유적이 위치한 바위면의 규모는 길이 1000㎝, 너비 500㎝ 정도이며, 길이의 방향은 북서-남동향을 하고 있다. 바위면은 북서쪽이 높고 남동쪽이 낮은데 높이 차이는 200㎝ 정도이다. 이처럼 비스듬한 바위 상면에는 대략 420개의 구멍이 새겨져 있고, 구멍 사이를 얕은 홈으로 연결시켜 놓았다. 바위구멍은 전체 바위면에 고르게 분포하나 중앙 부분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구멍의 지름도 가장 크다.

홈으로 연결된 경우 적게는 2~3개에서부터 많게는 10개 이상의 대소형 구멍이 연결되어 있다. 다수의 구멍이 새겨진 바위면의 아래쪽인 남동쪽에는 별도의 독립된 바위가 하나 위치해 있으며, 그 위에도 구멍이 새겨져 있다. 이 독립 바위의 규모는 길이 125㎝, 폭 90㎝, 높이 50㎝ 정도이며, 그 상면에는 15개 정도의 구멍이 새겨져 있다. 원래부터 이곳에 있던 것인지 아니면 이동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위치인 듯하다.
이상의 별자리형 구멍과는 달리 끝이 날카로운 못과 같은 도구로 새긴 것으로 보이는 고누놀이판도 여섯 개 정도 확인된다. 현재 마모가 심하나 그 형태가 비교적 간단한 것과 복잡한 것 등 두 종류가 있다. 이 유적에서는 별자리형 이외에도 수직의 암면에 세로나 가로로 장타원형의 형태로 움푹 파놓은 홈을 새긴 것이 특징적이다.

이를 편의상 ‘여성 성기형’ 바위구멍으로 부르기로 한다. 현재 여성 성기형은 모두 25개 정도가 확인된다. 별자리형이 새겨진 자연암반의 서남쪽과 접해 독립적으로 위치한 소형 바위와 서북쪽과 접해 있는 수직 암면에 각각 새겨져 있다. 이 홈은 세로나 가로 방향으로 여러 차례 문질러서 홈을 파내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운데 부분이 가장 깊고, 상하나 좌우 쪽으로 갈수록 얕게 파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 홈들은 현재 바위면의 풍화작용으로 인해 훼손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이끼 제거나 탁본 등이 어려운 상태이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