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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뺨맞고 韓에 차이더니 日까지… “시련”맞은 신동빈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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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뺨맞고 韓에 차이더니 日까지… “시련”맞은 신동빈 수난시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한지명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최근 구속수감된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안을 승인했다.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한 후 50년 넘게 이어온 ‘한일 원롯데 경영’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 사임에 따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쓰쿠다 사장을 비롯한 일본 전문경영인이 이번 사례를 기회삼아 일본 롯데의 실권을 장악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9%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구조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반면 일본롯데 산하 호텔롯데는 상황이 다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99%를 보유하면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옥상옥 구조다. 일본 경영진들이 대주주라는 지위를 활용해 한국 롯데가 진행하는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에 사사건건 간섭하거나 제동을 걸 가능성이 우려된다.

롯데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원 롯데를 이끄는 수장의 역할을 해온 신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지속되며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형제의 난’이 시작된 후 3년 여간 끝없는 수난을 겪어왔다.
국내에서는 비자금 조성 등 경영비리 혐의로 2016년 시작된 검찰 수사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특검으로 번졌다. 신 회장은 1년여 동안 매주 법원에 출석하며 재판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2월에는 그룹 소유의 상주 골프장을 사드 용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그룹 전체가 사드 후폭풍에 시달렸다. 3월부터 중국 정부가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87개에 영업중단을 명령했다. 롯데는 중국 내 한한령의 타깃이 돼 불매운동 몸살을 겪었다. 롯데마트는 중국 사업 부진으로 작년 한 해에만 적자 2280억원을 기록했다.

난관은 또 있다. 롯데홈쇼핑과 면세점 사업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홈쇼핑 사업권은 오는 5월26일 만료되는데 신 회장 구속으로 재승인 심사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그룹 총수 실형에 따른 이미지 실추와 부정적 여론은 당락을 좌우하는 정성적(역량)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권도 반납 위기에 처했다. 관세청은 “법 저촉 여부가 확인되면 입찰 당시 공고한 기준에 따라 롯데의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잠실 월드타워점 영업권이 박탈되면 롯데 면세사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여파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절반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간섭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1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향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뿐 아니라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라”고 말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