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 채권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공유
1

러시아 채권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러시아 국채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러시아 중앙은행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국채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러시아 중앙은행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쓰레기 등급에서 투자가능 등급으로 올라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즉 S&P는 24일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A-3'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세계 3대 메이저 신용평가회사의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이다.
S&P 신용등급체계에서 BB+/B 등급은 쓰레기로 불리는 정크 등급이다. 여기서 말하는 쓰레기란 신용도가 낮아 투자자금을 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투기 등급이라고도 한다.

S&P는 그동안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쓰레기 또는 정크로 분류되는 BB+/B으로 분류해왔다. 러시아 국채는 자칫 경제적 가치가 없는 쓰레기로 전락할 수 있으니 투자할 때 조심하라는 경고를 해온 셈이다.

러시아가 이번에 S&P로부터 투자가능 등급으로 분류되는 'BBB/A-3'의 등급을 받음에 따라 그동안 씌어져온 투기등급의 주홍글씨에서 3년 만에 벗어날 수 있게 됐다. S&P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2006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처음이다.

또 다른 세계 3대 메이저 신용평가 중 하나인 피치는 앞서 지난해 말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도 지난 달 러시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말뜻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나아갈 경우 러시아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1년에서 1년6개월의 기간 중에 상향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에 대한 무디스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a1이지만 12개월∼18개월 사이에 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용평가회사들이 이처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올리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첫째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 해지이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지난 2015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강제로 합병한 데 항의하면서 경제 제재를 해왔다. 러시아는 그 제제로 경제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잇달아 제재를 해제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있는 두 번째 요인은 국제유가의 상승세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세계최대산유국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수출대금이 크게 늘어나 재정 운영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큰 호재를 맞게 됐다.
러시아 국채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러시아 전경 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국채 '쓰레기 정크(Junk) 등급 탈출, 2006년 이후 12년만에 … S&P 국가 신용등급 러시아 전경


신용평가회사 S&P의 뿌리는 1868년 설립된 푸어스 출판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어스 출판사는 헨리 푸어(Henry V. Poor)가 1868년에 만든 출판기업이다. 1941년에 와서 푸어스 출판사(Poor's Publishing)는 스탠더드 스테티스틱스 뷰로(Standard Statistics Bureau)라는 증권정보지 회사와 합병했다. 스탠더드 스테티스틱스 뷰로는 블레이크(Luther Lee Blake)가 창업했다. 변동이 심한 종목의 속사정 등을 종이 카드에 적어 투자자들에게 팔아 큰돈을 벌었다.

1941년 이 두 회사가 통합을 하면서 두 회사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따 Standard & Poor's 라고 명명했다. 무디스, 피치와 함께 오늘날 세계 3대 신용평가로 성장한 S&P가 바로 이 통합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로부터 발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합회사의 경영은 푸어가 맡았다. 푸어는 변호사이면서 경제부 기자로 활약하던 언론인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크게 붐을 이루던 철도산업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철도기업 재무 분석이라는 책을 펴내겠다고 원고를 준비했는데 발간을 대행해주겠다는 출판사를 구하지 못했다. 답답한 나머지 스스로 출판사를 설립해 버렸다. 이때 만든 출판사가 스탠더드 앤 푸어스(Standard & Poor's)의 한 뿌리인 푸어스 출판사(Poor's Publishing)다. 그 출판사를 통해 발간한 책은 인기를 끌었다. 그 덕에 푸어스 출판사 는 일약 알짜 기업으로 부상했다. Standard Statistics 와의 합병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인세 수입이 한몫을 했다.

Poor's Publishing과 Standard Statistics의 통합으로 출발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의 주력 사업은 회사채 신용평가였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