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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등 건설사 유상옵션 ‘꼼수’ 도 넘었다...발코니 확장으로 분양가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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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등 건설사 유상옵션 ‘꼼수’ 도 넘었다...발코니 확장으로 분양가 높여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확장 안하면 너무 좁겠네. 확장 꼭 해야겠다”

“자기야, 여기 빌트인 옵션 발코니 확장해야 무료라는데?”

“아, 이 펜트리 유상옵션이에요? 방이 네 개씩이나 있을 필요는 없는데… ”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견본주택을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발코니 확장 등 유상옵션을 빌미로 실분양가를 높이는 건설사들의 ‘꼼수’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 23일 롯데건설은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901에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견본주택을 다녀온 이모씨(43)는 비싼 유상옵션 가격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필수 유상옵션으로 꼽히는 발코니 확장비가 3000만원에 달한다. 결국 실제 분양가가 높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배포한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평면별 발코니 확장금액은 84A타입은 2953만원, 84B타입 2659만원, 101A타입 3087만원 등 대부분 평면 확장금액이 3000만원을 웃돌았다. 219타입 발코니 확장금액은 6664만원에 달했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확장가격이 대부분 100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할 때, 3~6배 정도 높은 가격이다.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소비자들은 발코니 확장을 할 수 밖에 없다. 건설사들이 설계 단계부터 발코니확장을 염두하고 아파트를 시공하기 때문이다. 4베이 구조의 좁은 평형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 가구가 들어갈 틈도 없이 방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소비자들은 반강제적으로 발코니 확장 옵션을 구매해야 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발코니 옵션을 선택하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한다.

최근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를 분양 받은 한 입주예정자는 “베란다(발코니)가 있는 집에 살고 싶어서 확장형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전화가 와서 계속 옵션을 구매하라고 유도하더라”며 “한두 집만 구조를 바꾸면 시공 과정이 복잡해진다더라. 그래서 건설사에서 자꾸 유혹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입주예정자들끼리 협의해 옵션을 신청하지 않고 추후 단체로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싸게 홍보해놓고 유상옵션을 통해 실분양가를 올리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법적 제제가 가해지기는 힘든 구조여서 소비자들의 피해만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광고상에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서 처벌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유상옵션이 문제된 경우는 없었다”면서 “국토부나 지자체에서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례는 있으나, 유상옵션으로 법적인 처벌 등이 일어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