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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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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사진은 일본 고베 제강 사과문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사진은 일본 고베 제강 사과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일본 고베제강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고베제강이 내다판 철강제품들이 잇달아 불량으로 드러나면서 피해보상 요구가 잇달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집단 소송에서 지면 피해 보상을 넘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해야 한다. 법원이 징벌적 손해 배상을 얼마로 할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지만 미국에서는 그 배상의 규모가 커 파산을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고베제강으로는 실로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고베제강 사건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6월 고베제강이 만든 스테인리스강 제품에서 일본 공업 규격(JIS)의 강도를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품질보증 책임자가 데이터까지 조작했다.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사장은 그 사실을 쉬쉬하다가 4개월이 지난 10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 고백했다. 그해 1년간 출하한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의 일부가 고객사와 미리 약속한 강도 등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검사증명서상의 데이터를 조작하여 기준을 맞춘 것처럼 속여 200개사에 그대로 납품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고베제강은 사흘 뒤인 10월 11일에 또 기자회견을 했다. 첫 번째 회견할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합금과 철분 제품에서도 불량과 데이터 조작사실이 추가로 터졌던 것이다. 이틀 후인 10월 13일에도 기자회견을 갖고 강선과 구리관 등 9건의 제품에서 추가로 조작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불량제품을 납품한 곳도 당초 발표했던 200여 개 업체에서 그 2.5배가 넘는 500여 개로 늘어났다.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고베제강의 불량철강 사태는 자동차 회사의 불량자동차 파문으로 이어졌다. 미국 GM과 포드 등에 비상이 걸렸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기 날개 부품을 공급하는 스바루 사가 고베제강의 불량 제품을 사용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후쿠시마 제2원자력 발전소의 규격배관과 일본 방위성의 항공기와 미사일 등에도 불량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5]

그 와중에 일본 아사히신문은 고베제강이 무려 10년 전부터 데이터를 조작해온 사실을 폭로했다. 고베제강은 더 이상 팔릴 수 없게 됐다.

고베제강의 일본어 풀 네임은 株式会社神戸製鋼所이다. 영어로는 Kobe Steel, Ltd.로 쓴다. 이를 줄여 Kobelco로 부르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인 1905년 출범한 일본의 대표적인 철강회사 중 하나다. 강철 타이타늄 알루미늄 구리 건설기계 기중기 등을 생산해 왔다. 본사는 일본 효고현 고베시 주오구에 있다. 산하 기업으로 오사카 티타늄 테크놀리지(大阪チタニウムテクノロジーズ)를 거느리고 있다.

1911년 주식회사로 체제를 갖추고 1917년 모지 공항을 설립했다. 1937년 나고야 공장을, 1941년에 야마다 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1976년 최초로 해외 사무실을 열었다. 미국과 싱가포르에 진출한 것이다. 1988년 미국 현지 법인인 코벨코 컨스트럭션 머시너리 아메리카(Kobelco Construction Machinery America)를 설립했다.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고베제강(神戸製鋼所) 도산위기…불량품 데이터 조작 일파만파


1999년에 고베제강의 건설기계사업 부문을 떼어 내어 코벨코 컨스트럭션 머시너리(영어: Kobelco Construction Machinery)로 분사했다. 2002년 NKK 제강과 가와자키 제강 등과 합병했다.

고베제강은 단순한 철강회사를 넘어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다. 불량철강과 데이터 조작으로 터진 113년 만의 최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