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은행권 주총 D-6…김정태·김용환 회장 3연임·친정부 사외이사 포진 '촉각'

공유
2

은행권 주총 D-6…김정태·김용환 회장 3연임·친정부 사외이사 포진 '촉각'

신한 KB금융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본점.이미지 확대보기
신한 KB금융 우리 KEB하나 농협은행 본점.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은행권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주총은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과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 노조 추천 후보를 포함한 신규 사외이사 선임 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다.

이에 따라 그 어느 해보다도 주주와 경영진 간 대립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대폭 물갈이 전망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나란히 3연임에 나선다. 또한 사외이사들도 친(親) 정권 성향 인사들로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노동조합이 제시한 이사 추천 내용이 담긴 정관 변경 안건도 눈길을 끈다.

22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이어 기업은행과 농협금융지주가 각각 26일과 30일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친 정권 성향 인사들이 다수 신임 사외이사 후보군에 포함돼 이들의 사외이사진 합류 여부가 주목된다.

신한금융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 최경록 CYS대표이사 등 3인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는데 이 중 박병대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다.

KB금융 주총에서는 8개 안건이 상정된다. 이 중 2개가 사외이사 선임 관련 안건이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등 4명 추천됐으며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등 3명은 사측에서 추천한 인물이다. 정구환 후보는 노무현정부 당시 한국소비자원에서 일했다. 선우 후보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으로 함께 논문을 집필하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원 후보는 KB노조 측이 별도로 추천한 인물로 선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금융권 첫 사례로, KB금융 사외이사는 현재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KB금융 사측은 권순원 후보를 “검증 제도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로 평가하며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도 권 후보가 상장사 이사회 경험이 부족한 점과 재무·법·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 보강이 더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70%에 육박하는 '절대 다수' 외국인 주주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김용환 회장, 나란히 3연임 성공하나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김정태 회장의 3연임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은 그간 김 회장의 3연임을 두고 충돌해왔다.

여기에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온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하면서 그 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상황이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김 회장의 연임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ISS도 김 회장의 연임에 찬성 의견을 낸 상태다. 그의 재임기간 중 실적이 개선됐고 주주가치도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이다.

또 김 회장과 하나금융을 둘러싼 일부 의혹이 해소된 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은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독일 부동산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1호' 기업인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을 두고도 금융감독원이 특별한 문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신규 추천된 5명의 사외이사 후보인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가운데 박시환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도 문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에 참여했다.

농협금융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교체한다. 현재 후보 선정 작업 중이다. 김용환 회장이 3연임에 나섰다. 현재 이렇다 할 하마평이 없는데다 빅배스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김 회장의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주총에서는 배창식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주총을 앞두고 이사회를 열었지만 지주사 전환 관련 내용은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재무제표와 이사·감사의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