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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부동산 위험신호 감지… '컨트리 리스크' 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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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부동산 위험신호 감지… '컨트리 리스크' 주의하라

월드뱅크, 베트남 중간하위 소득국가로 격상… ODA 축소 가능성↑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전경. /사진=대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전경. /사진=대우건설


국내 부동산이 관망세에 접어들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 가장 각광받는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세간에는 “70~80년대 우리나라 부동산과 비슷하다”며 대박설이 나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이들도 많다. 전문가들은 현지 리스크에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한다.
지난 2015년 베트남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면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국내에서도 베트남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후 베트남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급성장하는 베트남 경제와 함께 부동산 시장도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에서였다.

그러나 지난해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늘어난 공급물량이 소화불량에 걸리며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부동산 조사 리서치 기관인 세빌스(Savills) 베트남에 따르면 지난해 63개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공급량은 14% 증가, 평균 호가는 1㎡당 124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떨어졌다.

자료=베트남 통계청이미지 확대보기
자료=베트남 통계청


베트남 사회투자재원 여건이 악화된 것도 한 변수다.

베트남 사회간접자본 투자 재원은 크게 정부예산과 ODA(공적개발원조)로 나뉜다. 베트남 정부에 따르면 2011~2015년간 총 ODA 수여금액은 이전 동기간 대비 5.36% 상승한 264억 달러였다. 이 중 집행액은 232억2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높은 집행율을 기록했다.
반면 정부 예산 집행의 경우 2017년 1~5월 기간 19%에 불과했으며, 이는 베트남 지하철 공사와 같은 주요 프로젝트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ODA 수원이 개발 속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경제 성장 및 소득수준 향상으로 ODA 수원 여건이 악화되고 융자조건이 바뀐 바 있다.

월드뱅크는 2017년 7월부로 베트남을 하위(lower) 소득국가에서 중간하위(lower-middle) 소득국가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베트남을 우대 융자 국가에서 제외하고 기존보다 우대조건이 낮은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차관 공여 대상국으로 전환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2019년 1월부터 현재 베트남에 제공하고 있는 우대 융자인 ADF(아시아개발기금) 지원을 중단하고 OCR(일반 재원, Ordinary Capital Resources) 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세밀한 분석과 사전조사 없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차익실현도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호치민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아직 부동산 매매로 시세차익을 얻은 한국인은 없다”면서 “아직 변수가 많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처로 보는 것이 맞다. 또 현지 브로커 등을 잘 알아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아직 시장 자체도 안정기가 아니고, ‘묻지마 투자’로 투자금을 날리는 사례도 꽤 있다”고 전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가능성이 있는 시장은 맞다”면서도 단기투자를 할 생각이라면 절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현지의 제도 변화, 정치적 상황으로 벌어지는 이른바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해외자본 유입으로 시장이 어지러워진 것도 있고, 소득과 경제규모 상승 정도로 볼 때 곧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짙다”고 덧붙였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