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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 누구를 위한 회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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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 누구를 위한 회의인가

임주성 플랜비디자인 팀장
임주성 플랜비디자인 팀장
최근 기업에서 회의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간을 줄이고 타이머를 맞춰 정해진 시간이 되면 회의를 멈춘다. 앉아서 하는 회의를 서서 하기도 한다. 그들만의 규칙(Rule)을 정해놓고 회의가 끝난 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조직이나 기업에서 회의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 회의는 주관하는 리더의 몫이 크게 작용한다. 또 원칙이 있어야 한다. 회의의 사전적인 의미는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다. 여럿이 모인 회의자리에서 의견을 낼 수 없거나 분위기상 용기를 내어 발언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리더는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누군가의 발언이 많거나 주제를 벗어난 논쟁이 있다면 가차없이 조정하는 원칙과 규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여전히 ‘정보의 공유’를 회의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틀리지 않다. 회의 전에 필요한 자료는 최소한 읽고 참석해야 한다. 부득이하게도 읽지 못했다면 잠시 회의 서두에 자료를 읽고 회의를 시작해야 한다.
자료를 누군가가 브리핑 해주기를 바라지 말자. 게다가 누군가는 회의시간에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침묵을 지키다 자리를 떠나기도 한다. 듣는 것만이 회의에 참석한 이유는 아닐 것이다. 회의에서 최소한 몇 가지 사항은 결말이 나와줘야 진짜회의이다.

첫째, 일(업무)에 대한 기한과 누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같은 주제로 몇 차례의 회의를 더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둘째, 더 좋은 아이디어는 없는가? 아이디어는 직급에 위아래가 없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솔직하게 들어봐야 한다. 셋째, 다른 각도에서 갖고 있는 의견은 없는가? 같은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을 우리는 부정(否定)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넷째, 의견을 냈다고 하여 그 사람이 그 일(업무)을 맡지 않는 것, 의견을 내었다고 하더라도 그 일을 모두 할 수는 없다. 일의 우선순위와 중요도를 결정 짓는 것이 회의에서 할 일이다. 다섯째, 반드시 필요한 사람만 회의에 참석시키되 모든 기기(Device)는 꺼두는 게 좋다. 아예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 것이 낫다. 그 회의시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피로에 쌓여 회의시간은 잠시 명상의 시간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또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도 없애야 한다.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참여할 때 그 회의는 최고의 회의가 된다. 그 회의의 참석자 중 최고의사결정권자는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한다.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회의로 이어지느냐는 오로지 리더의 몫이다. 반대로 회의에 참석한 구성원의 몫도 크다. 미루어 짐작하는 추정(Assumption)으로는 정말 괜찮은 회의를 할 수 없다. 이런걸 얘기해도 되려나? 말꺼냈다가 혼나면 어쩌지? 괜한 생각을 버리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서슴없이 의견을 주고 받고 용기 내지 않고 발언할 수 있는 조직이 진짜회의를 잘 하는 집단이다.

100명 중 99명이 예스(YES)를 해도 1명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손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얘기하고 싶지만 모른척하고 미루어 짐작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을 없애야 한다. 회의의 모든 참여자는 주제를 파악하고 들어올 의무가 있다. 누군가로 인해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 엄청난 낭비는 누구의 몫인가? 회의는 감동을 주거나 명언과 미사여구로 표현되는 자리가 아니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처럼 연기를 하는 자리도 아니다. 생각의 교차,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자리로서 지식과 의견이 충돌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의견과 싸워야 하고 사람과 싸워서는 안된다. 모이는 것만이 회의는 아니다. 발언에 대한 점유가 많다면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몰입의 시대이다. 회의도 짧은 시간에 몰입해야만 할 것이다. 이미 답은 우리 스스로 알고 있다.

임주성 플랜비디자인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