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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3년 남았는데…생보사 자본 얼마나 늘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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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3년 남았는데…생보사 자본 얼마나 늘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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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글로벌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3년 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데 보험사들의 준비는 미진하다. 업계에 따르면 60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3년간 순차적으로 적립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이 이른 것일 수 있다. 또 현재 자본 관리가 잘 되고 있으며 모기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회사도 있다.

반면 부채적립 부담금이 100%가 넘는데 모기업 지원 가능성이 낮은 곳도 있어 우려를 놓기 어렵다.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회사 재무제표 작성 기준은 크게 바뀐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보험부채에 대한 평가다. 기존에는 부채가 원가로 잡혔으나 앞으로는 시가로 잡힌다. 이에 따른 결손금은 곧바로 부채가 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장금리 수준에서 생명보험사가 추가 적립해야 하는 부채규모는 약 74조원이다. 지난해 최종 기준금리(1.5%)와 연말 국고채 금리(5년물과 10년물 금리 평균) 2.4%를 감안한 수치다.

올해 말 기준금리가 1.75%까지 오른다 해도 추가 부채 적립 규모는 61조원으로 추정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우려보다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본다. 감독당국은 보험사 자본적정성 관련 규제와 책임준비금 적립 규제를 강화해 보험사의 자체적 자본 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제도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유예 사안을 마련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20일, IFRS17 시행에 대비해 보험업감독규정 및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제도를 개선했다. 또 추가로 적립한 보험부채의 지급여력금액(RBC)을 일부 인정했다.

흑자 보험사 도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는 보험사가 IFRS17 준비과정에서 일시적 보험 부채가 증가해 자본잠식 및 RBC가 악화될 수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에 대응하다보니 일시적으로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감독원과 재무건전성 확보 협약을 체결해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가운데 KB생명, 하나생명, DB생명, IBK연금, ING생명, 카디프생명, 라이나생명, AIA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사는 '저위험군'이다. 이들은 자기자본 대비 추가 부채 적립 부담이 30% 수준이다.

잠재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회사는 5개사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처브라이프, 메트라이프 생명이다. 이들은 자기자본 대비 추가 부채 적립 부담이 100% 이상이다. 잠재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회사는 자체적인 자본관리 능력이 우수하다. 선제적으로 준비만 잘 한다면 문제는 없다.

우려가 높은 곳은 고위험군이다. 동양생명, KDB생명, 흥국생명, 현대라이프다. 이들은 현 자본규모에 비해 추가 부채 적립 부담이 과도하다. 자본확충 부담이 크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우 모기업 리스크가 높다. 안방보험이 불법경영 혐의 등으로 중국 보험감독 관리위원회의 관리감독을 직접 받게 돼서다.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여파에 대한 우려가 높다. 대대적인 구조조정, 사옥 등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자본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으면 매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