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중국법인 월마트차이나는 최근 중국국가질검총국(AQSIQ)에 일부 수입 브랜드의 어린이 칫솔에서 결함을 발견했다며 자발적인 리콜 조치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AQSIQ는 지난 주말 리콜을 승인하면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리콜 조치에 포함된 어린이용 칫솔은 멤버스마크(Member’s Mark) 브랜드로 생산일자는 2016년 6월 29일로 원산지는 한국"이라고 정식으로 밝혔다.
그런데 이 상품 리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작사와 유통사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2017년 10월16일 월마트(차이나)는 AQSIQ에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문제로 2015년 11월18일 한국에서 생산된 5~7세 어린이용 칫솔 4만4296개에 대해 리콜을 진행했다.
당시 월마트차이나는 홈페이지와 리콜 서비스센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액 환불 조치를 약속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리콜할 것을 밝혔다. 6~7개월에 한 번씩 연이은 동일한 리콜 조치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2014년 12월1일부터 아동용 칫솔에 대한 표준 'GB30002-2013'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칫솔모에 대한 규정으로, 끝부분이 날카롭지 않고 둥글게 연마돼야 하며 모든 칫솔모가 균일한 높이와 굵기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심지어 평형모형 칫솔모의 끝 부분 윤곽 합격률은 70%를 넘어야 하며 이형모형 칫솔모의 끝 부분 윤곽 합격률은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공표했다.
이처럼 중국산 칫솔 표준이 강력하게 시행되던 2017년 1월 랴오닝성 출입국검험검역국은 "한국산 칫솔을 사용하고 난 뒤 출혈과 과민 증상이 일어났다"는 소비자 고발을 접수해 한국산 칫솔 20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칫솔모가 중국 국가표준에 맞지 않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 그리고 이 내용이 고스란히 국영 CCTV(중앙방송)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방송됐다.
이후 검험검역국은 한국과 일본산 칫솔의 조사 범위를 20개 지국으로 확대해 특별 조사했다. 그 결과 중국 대륙에서 유통되고 있던 한국과 일본산 칫솔 60%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다만 당시 AQSIQ와 CCTV는 한국과 일본산 칫솔에 대한 특정 브랜드나 업체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국과 중국과의 차이점을 꼽자면, 한국은 제품의 화학적 요구사항이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가 중요하고 그 형태나 정리 상태 등은 그리 크게 지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화학적 요구사항과 더불어 그 형태나 마무리 상태 또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 안전기준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다.
흔히 'Made in China'가 저품질의 대명사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전 세계인들은 중국의 국가표준마저 그리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발상은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실제 중국 국가표준 수준은 견줄 국가가 없을 만큼 엄격하고 까다롭다.
특히 생활 소득이 높아지고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제품 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한 자녀 정책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한 자녀 가족이 대부분인 중국인들의 자녀 용품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유아용품이나 의류 등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다른 국가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는 제품이 유달리 중국 내에서만 이상이 있다"는 견해를 내세우기보다 중국이 따지는 것보다 더욱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