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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 똥 치명적 뇌 질환 치료에 특효... 장내 박테리아 이식 간성뇌증 환자 인지기능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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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 똥 치명적 뇌 질환 치료에 특효... 장내 박테리아 이식 간성뇌증 환자 인지기능 개선

건강한 사람의 장내 박테리아를 이식해 인지기능의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건강한 사람의 장내 박테리아를 이식해 인지기능의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건강한 사람의 '똥'은 치명적인 뇌 질환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인간의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장내 박테리아)은 불안이나 우울증에 관련되어 있으며, 먹고 싶은 음식을 좌우한다고 보고되는 등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장내 박테리아를 이식하여 설사 증상을 치료하는 등 그동안 전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이 장내 박테리아의 질병 치료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장내 박테리아를 질병 치료에 유용하게 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하면서 "장내 박테리아의 이식으로 인지기능의 개선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유럽간학회(EASL)에 보고됐다고 호주의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가 전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학의 재즈모한 바자즈(Jasmohan Bajaj) 박사는 간경변증과 간성뇌증을 가진 환자 20명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서 배양한 장내 박테리아를 5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이식한 후 1년 동안 환자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간성뇌증은 간경변증 등의 질병으로 인해 간 기능이 저하되어 암모니아를 대표하는 독성을 가진 물질이 체내에 축적됨으로써, 의식 장애나 언어 장애, 사고와 성격의 변화 및 건망증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 약 40% 정도가 간성뇌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간성뇌증 초기 증상이 치매와 매우 흡사한 결과로 나타남에 따라, 치매로 잘못 오진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추적 조사 대상인 장내 박테리아의 이식을 받은 환자 중에는 1년 사이에 간 이식 수술을 받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장내 박테리아를 이식받은 환자들의 건강 상태와 입원 빈도가 이식을 받지 않은 경우에 비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20명의 환자 중 절반인 10명에게는 인지기능이 확연히 개선되는 사실도 발견됐다.

바자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건강한 장내 박테리아가 환자의 장내에서 번식함으로써, 본래 제거되어야 할 독성을 가진 세균을 제거하는 기능이 회복되었다"며 "간성뇌증을 진행시키는 독소가 감소하고 환자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성뇌증에 의해 뇌에 축적된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진행되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혼수상태나 죽음에도 이를 수 있다"며 "장내 박테리아의 이식이 미래에 유망한 간성뇌증의 치료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