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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ZTE에 대한 제재에 ZTE 덤덤 vs 퀄컴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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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ZTE에 대한 제재에 ZTE 덤덤 vs 퀄컴 '날벼락'

중국 상무부 "퀄컴 NXP 인수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 초래" 주장

미국 정부가 내린 ZTE에 대한 제재 조치가 퀄컴에게 있어 '마른날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가 내린 ZTE에 대한 제재 조치가 퀄컴에게 있어 '마른날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 장비 업체인 중흥통신(ZTE)에 대한 제재 조치로 미국 기업의 제품 판매를 7년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같은 조치가 자국의 반도체 기업 퀄컴에게 '날벼락'을 내렸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ZTE에 대해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조치를 위반하며 거래했다는 이유로 미국 제품과 기술의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규제 조치를 당한 ZTE는 덤덤한 자세로 미소를 짓는 반면, 미국 퀄컴에게는 큰 위협을 안겨 주었다.
퀄컴에 내려진 날벼락과 같은 문제는 총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중요한 고객을 잃게 되었고 ▲ZTE를 경쟁사인 화웨이에게 안내하는 꼴이 됐으며 ▲향후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퀄컴이 중국에 설 수 있는 발판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퀄컴 제품은 ZTE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IT 기기 조사국장 닐 샤는 그 점유율이 절반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기술 컨설팅 회사 카나리즈는 점유율이 65%로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ZTE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 대수가 연간 4500만대 정도에 달하며, 탑재된 칩셋이 평균 25달러라고 산정할 경우, 퀄컴의 ZTE 전용 매출은 최소 5억달러(약 5311억원), 최대 6억5000만달러(약 69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또한 중국으로서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화웨이 테크놀로지의 점유율을 늘리고 싶은 목적으로, 미중 무역 분쟁을 둘러싼 제재 조치를 빌미로 ZTE의 반도체를 화웨이에게 제공하도록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 가능성이 현실화 된다면 퀄컴은 빼앗긴 만큼 경쟁자에게 이익을 안겨주게 되어 실질적 손실은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의 영향은 퀄컴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중국이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반도체를 인수하려는 퀄컴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1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퀄컴의 NXP 인수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퀄컴에게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러일으킨 문제이기 때문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퀄컴의 현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