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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현대중공업…수주절벽에 노사 문제까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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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현대중공업…수주절벽에 노사 문제까지 어쩌나

- 노조, 24일부터 나흘간 파업 찬반투표 진행
- 수주 절벽으로 인한 일감확보 문제 시급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늘 오후 5시부터 27일 오후 1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사진=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늘 오후 5시부터 27일 오후 1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사진=현대중공업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현대중공업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휩싸였다.

내부적으로 극심한 노사갈등에 외부적으로는 수주 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늘 오후 5시부터 27일 오후 1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노조는 조합원 재적 과반수의 찬성이 나오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노조 파업 찬반투표는 현대중공업이 시행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부터 일감 부족으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 부족으로 인해 상당한 유휴인력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는 더욱 큰 폭으로 유휴인력이 발생한다”며 “최근 회사에서 경영진 명의로 배포한 사내 담화문에 따르면 하반기 유휴인력은 3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깊어지는 노사 갈등…파업 찬반 투표


구체적인 구조조정 예상 인력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2400여 명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노조가 사측과 대립각을 세운 이유는 하나다. 사측이 유휴인력 문제해결을 위해 노조와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월 현대중공업 노사가 2년 치의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당시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올해 임단협 교섭까지 더해져 노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사측은 고통 분담을 위한 임금 일부 반납이 담긴 올해 임단협 개정안을 제안한 가운데 노조는 기본급 14만6746원 인상 등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내놓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인도 군수지원함 건조 무산

일감확보도 문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외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오일메이저 BP가 발주하는 아프리카 토르투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각각 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나 최종 단계에서 밀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발주처 쪽에서 CAPEX(Capital expenditures, 자본투자)예산을 많이 줄이고, 대형 프로젝트들도 많이 다운사이징 됐다"면서 "이에 중국이나 싱가포르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박 부문이야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발주설이 흘러나와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해외 플랜트 부문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지난 2014년 이후 신규 수주가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3년 전부터 언급된 인도 군수지원함 건조 계획도 무산됐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건조하려고 했던 군수지원함을 놓고 재입찰하기로 해 현대중공업의 건조 계획은 최종 취소됐다.

당초 인도 정부는 지난 2015년 현대중공업에서 군수지원함 1척을 건조한 뒤 나머지 4척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인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과 계약을 맺으려고 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자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협력 계획을 철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과거 인도 측과 군수지원함 발주 관련해 협력 논의 단계는 있었을 뿐, 건조 계약 단계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