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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스팀, 컨텐츠에 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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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스팀, 컨텐츠에 보상하다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을 쓰면 돈을 번다.

스팀(STEEM)은 블록체인 기반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SNS) 스팀잇(STEEMIT)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입니다.
스팀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스팀잇을 알아야 합니다. 스팀잇은 인터넷 콘텐츠 제작자에게 보상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제작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면 암호화폐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스팀과 스팀잇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직접적으로 수익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세계적인 SNS인 페이스북을 보면 '좋아요' 시스템이 있습니다. 제작자와 이를 보는 사람들은 좋아요의 숫자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좋아요 숫자는 관심도를 볼 수 있는 척도일 뿐입니다.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으니까요. 1인 미디어 제작자는 제품의 홍보를 위한 리뷰글을 만들거나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립니다.

빠르고 정확하며 깊이 있는 정보를 매일 열심히 올려도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좋아요를 100만개 받는다 해도 지갑에는 1원 한 푼 들어오지 않습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후원, 기부 버튼을 달거나 애드센스 등을 넣지 않는다면 '글만 올려서'는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스팀잇은 암호화폐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받는 관심을 직접적으로 '수익'에 연결시켰습니다. 바로 투표(Voting, 보팅)입니다. 콘텐츠 제작자는 보팅을 통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팀이라고 통칭하지만 사실 스팀잇에는 암호화폐가 총 3개 있습니다. 스팀, 스팀파워, 스팀달러입니다.

스팀은 통상의 암호화폐입니다. 언제든 송금과 거래가 가능합니다. 스팀파워는 다른 사람의 글에 보팅하는 사람이 받는 보상입니다. 스팀달러는 스팀을 1달러로 환산한 것입니다.

스팀잇 사이트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스팀잇 사이트 캡쳐

스팀은 세 가지 암호화폐를 유기적으로 엮어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는 보팅을 통해 보상은 스팀파워와 스팀달러로 받습니다. 스팀파워는 당장 환전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높을수록 보팅 파워가 강합니다. 거래나 전송은 불가능합니다. 묶여 있는 것이죠. 스팀파워는 다른 사람 글에 보팅하는데 쓸수 있고, 스팀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전환 시 13주가 걸립니다.

스팀달러는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최소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가치가 1달러 이하가 되면 이자가 붙어서 저축하도록 유도합니다. 스팀과 직접 교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팅하는 행위는 자신의 파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타인에게 주는 거지요. 스팀잇은 콘텐츠에 보팅을 해주는 사람에게 스팀파워를 줌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콘텐츠에 직접적으로 보상을 주고 받는다는 점은 매력적입니다.

다만 스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스팀파워가 높은 '고래'의 업보팅에 따라 글의 성향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짙습니다. 영향력이 높은 고래의 글에 업보팅하는 것이 보상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소수 파워 유저에게 힘이 쏠립니다.

7일이 지난 글은 수정도, 삭제도 불가능한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글을 작성하고 한참 뒤 고치고 싶은 부분을 발견한다면 어떨까요. 제작자조차 자신의 글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여러 단점과 복잡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스팀은 많은 창작자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창작물에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