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향년 73세로 타계한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을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수출관리부장, 유지사업본부장을 거쳐 1980년 금성사(현 LG전자)로 옮겨 기획심사본부장을 맡았다. 입사 10년만인 1985년 기획조정실 전무로 그룹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95년 회장에 올라 3세 경영을 시작했다.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또 자동차부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성장사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실제 구 회장 임기 중 그룹 매출은 30조원대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해외 매출은 약 10조원에서 약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현재 지주사 체계를 완성시켜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 것도 구 회장이다. LG는 2003년 3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통해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단순화했다. 국내 대기업 중 선진적 지배구조를 도입한 건 LG가 처음이었다.
더 큰 위기는 2003년 카드사태였다. 당시 국내 최대 업체인 LG카드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가 휘청거렸다. 이 여파로 LG는 모든 금융 사업을 접었다.
구 회장이 마지막 작품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프로젝트다. 4조원을 투자해 2만2000명의 연구 인력이 집결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를 만들겠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마곡에서 수만 명의 젊은 인재를 육성해 기술들과 산업간의 융복합을 이루겠다”던 그의 꿈은 2020년 완성된다. 마지막 꿈을 불과 2년 앞두고 구 회장은 눈을 감았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