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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댄스 경계 넘어…자유로운 영혼으로 움직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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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댄스 경계 넘어…자유로운 영혼으로 움직임 찾아

[미래의 한류스타(40)] 유경진(스트리트 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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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출연의 '꿈꾸는 달'
창문 너머에 늘 푸른 하늘이 있었다/ 가슴은 팔월로 타는 시(詩)를 닮아/ 무족(舞族)의 후예/ 용의 꿈과 뱀의 지혜로 지중을 외친 거리/ 뜨거운 지열이 불꽃을 일으킨다/ 전사는 야전에서만 이슬의 기운을 얻는다/ 도회의 때들이 문명으로 둔갑하는 순간/ 혼절에 가까운 춤을 춘다/ 비바람이 스치는 거리에/ 내가 나를 찾는 시간이면/ 늦음 아닌/ 생각이 깊었음을/ 봄의 한가운데에 서서/ 미향(微響)을 피워내는 들판의 야생을 기억해낸다

유경진(柳京振, YOO KYUNG JIN)은 유기창, 최정복의 두 자녀 중 막내로 여름 올림픽을 몇 달 앞둔 사월 하순에 태어났다. 경진은 여섯 살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다. 경진에게 살며시 다가온 차이코프스키는 발레로의 소풍을 맛보게 했지만 경진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스트리트 댄스에 빠져 있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녀는 이제 남예종 실용무용학과(학과장 안지형)에서 실용무용의 체계적인 방법론을 학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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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안무의 '아네모네 이야기'

여섯 살-고교까지 피아노 배워
스트리트 댄스 다양한 장르로 분화

유경진은 와킹(Waacking·아프로 아메리칸 종류의 스트리트댄스)을 추는 스트리트 댄서다. 공연팀 ‘홀리하츠’의 예술감독이자 안무자, 융복합 퍼포먼스 그룹 ‘세컨드 윈드 스테이지’의 부대표 및 크리에이티브 퍼포머, ‘멜로우 딥’ 아티스트로서 활동 중이다. 그녀는 장르의 벽을 허물면서 10년 이상 몸담아온 스트리트 댄스의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영역으로 무대를 확장시키고 있다. 그녀는 예술 장르와 춤 사이에서 현자적 도전과 자유로운 영혼으로 끊임없이 움직임을 찾아가는 용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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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안무의 '아네모네 이야기'

스트리트 댄스는 자체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로 분화된다. 경진은 어렸을 때부터 스트리트댄스의 다양한 장르를 경험해 왔다. 그녀는 와킹만을 즐기면서 그 틀에 자신을 고정시키지 않고 고립을 경계한다. 경진은 자신의 춤이 장르의 경계 안에서 함몰되는 느낌이 들 때마다 장르가 다른 무용이나 댄스스포츠 등과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영감을 받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경진은 그림의 낙관 같은 자신만의 춤 빛깔을 찾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유경진은 두 사람의 시절 인연을 꼽는다. 한 명은 현존 여성 스트리트 댄서 중 최고로 ‘멜로우 딥’의 팀 리더인 우진희이고, 다른 한 명은 개인의 역량을 최대치로 이끌어주는 안지형이다. 우진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몸으로 수범이 된’ 동경의 대상인 댄서이고, 안지형은 권위를 털고 같은 눈높이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는 순수한 노력과 열린 마인드의 안무가다. 두 사람의 시절 인연은 경진에게 언니가 되고, 선배가 되고,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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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안무의 '아네모네 이야기'
와킹만을 즐기면서 고립 경계
실용무용 체계적 방법론 학습

유경진은 춤의 기상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이다. 이른 나이에 습득한 노하우, 그녀는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휴식이 필요하면 쉬고 내키지 않으면 일은 하지 않는다. 춤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녀는 춤 바깥에서 답을 찾아다녔다. 모든 것의 시작은 마음에서부터 온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긍정적 에너지를 도약에 쓰기로 마음먹는다. 세상의 이치란 다르게 보였던 모든 것들이 조금 더딜지 몰라도 결국 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안무 데뷔작은 ‘사랑에 관한 단상’을 주제로 한 <아네모네 이야기>다. 그녀는 인간의 삶 속에서 늘 대두되는 사랑의 시종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감정이 미지근해지는 시점의 슬픔을 바라보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더 아름다울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홀리하츠 댄서 여덟 명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꽃이 피고 지는 반복적 모습을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에 비유한다. 그녀에게 2~5분 정도의 임팩트로 음악과 밀접하게 춤에 중점을 두어 구성하는 안무 경험은 숱하게 있었지만 한 시간 분량의 총괄 안무 작업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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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안무의 '아네모네 이야기'

유경진이 제일 아끼는 출연작은 댄스플레이 작가전에서 초연되고, 작년 파다프 국내 초청작인 안지형 안무의 <꿈꾸는 달> 이다. 세컨드윈드스테이지의 전문 무용수로서 처음 출연한 작품이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두 무용수와 와킹을 추는 스트리트댄서가 춤으로 소통하며 다른 장르의 몸과 호흡이 움직임 속에 용해되는 과정은 경진에게 순수한 몸에 대해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기에 그녀가 가장 아끼는 출연작이 되었다.

유경진은 울랄라세션의 '아름다운밤', G-Dragon의 ‘미치go’!,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편, 정기고의 ‘너를원해’ 안무 및 방송, 브로맨스의 ‘여자사람친구’, 유나킴의 ‘이젠 너 없이도’, 윤미래의 ‘JAMCOMEON BABY’, 가인의 ‘불후의 명곡’, 엄정화의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PH-1의 ’DONUT’, 동방신기의 ‘운명’, 비투비 일훈의 ‘She’s gone’, 사무엘의 ‘one’의 무비 촬영에 출연한 스트리트댄스의 베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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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출연의 '끝없는 천장'

대중성·예술성 겸비 공연이 꿈
자신만이 가진 꿈 빛깔 찾기 지속


유경진은 스트리트댄스 퍼포먼스대회 SHOW ME THE PASSION vol.2 'HOLY HARTZ' 안무 지도 우승, LAST ONE STANDS CANADA LOCK&WAACK SIDE 준우승, BATTLE IS OVER CREW BATTLE 준우승, PRIDE OF WAACK 준우승, DANCE INSIDE VOL.5 'MELLOW DEEP' 준우승, SHOW ME THE PASSION vol.4 ’HOLY HARTZ' 안무 지도 우승, 2016 한류 힙합 문화 대상 ‘와킹상’ 수상, HIGH LIKE VOL2. 솔로퍼포먼스 우승, ART OF WAACK VOL.1 ‘HOLY HARTZ’ 안무 지도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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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출연의 '끝없는 천장'

유경진은 자신의 전공 외에도 음악, 춤, 연기, 스토리텔링이 하나로 무대에서 펼쳐지는 뮤지컬을 좋아한다. 뮤지컬은 아니지만 그녀를 감동시킨 공연은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eil)>다. 스토리와 라이브 연주, 무용과 곡예 등의 복합적인 공연 요소들이 만나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 전체적인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나가는 무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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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출연의 '소녀 그 상상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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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진 스트리트 댄서

유경진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멋진 공연을 연출하는 것이 꿈이다. 최근 그녀의 협업 작업은 유경진이 무용으로 넘어갔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 그녀는 과거의 ‘소울시스터즈’, 현재 ‘멜로우 딥’으로 스트리트댄스 신 안에서 십년 넘게 전문댄서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작년부터 안지형과 공동 작업을 해오면서 <끝없는 천장>, <꿈꾸는 달 1>, <꿈꾸는 달 2>, <소녀, 그 상상의 가능성, 2018>에 출연했다.

유경진, 춤의 진정한 융합을 위해 노력하면서 다양한 무대경험을 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다. 의미있는 춤과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며 용기 있게 도전하는 그녀의 작업이 그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한류스타로서 지구촌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